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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으로 치솟는 크레딧 카드 부채

2024-02-19 (월)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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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2분기 1조 달러 돌파 후 계속 불어
▶사용자 절반 사용 금액 매달 다 못 갚아

▶ 최근 이자율 오르면서 연체율까지 치솟아
▶ ‘제로 이자율 카드·잔액 낮은 카드 상환’ 전략

천문학적으로 치솟는 크레딧 카드 부채

미국인들의 크레딧 카드 씀씀이가 커지고 있다. 이자율 급등으로 최근 연체율까지 치솟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로이터]

미국인들의 크레딧 카드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젊은 층의 크레딧 카드 씀씀이가 무절제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뉴욕연방준비은행 거시경제데이터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인의 크레딧 카드 부채 총액은 1조 1,300억 달러로 치솟았다. 이는 전 분기보다 무려 500억 달러(4.6% 증가)나 불어난 수치다.

■작년 2분기 사상 처음 1조 달러 돌파

미국인의 크레딧 카드 씀씀이는 지난해 2분기 사상 최초로 1조 달러를 돌파한 이후 연말 쇼핑 시즌까지 이어지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이 수치는 인플레이션과 높은 물가가 고려되지 않는 명목상 수치로 실제 부채 규모는 더욱 클 것이라는 우려다.


더 심각한 문제는 크레딧 카드를 사용하고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것이다. 온라인 재정정보업체 뱅크레잇닷컴에 따르면 크레딧 카드 소지자 중 약 51%만 사용액을 기한 내에 갚았다. 나머지 크레딧 카드 사용자는 연체로 인한 이자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다.

테드 로스만 뱅크레잇닷컴 선임 분석가는 “크레딧 카드 부채가 늘고 있는 것은 경제 성장, 인구 증가, 크레딧 카드 사용자 증가(현금 사용 감소) 등이 반영된 현상”이라고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급증하는 크레딧 카드 부채가 잘 나가는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49% 매달 사용액 다 못 갚아

크레딧 카드를 필요한 곳에 사용하고 기한 내에 갚으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크레딧 카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제때 갚지 못해 연체가 발생할 때부터 재정 악화라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뱅크레잇닷컴의 조사에서 크레딧 카드 소지자 절반에 해당하는 약 49%가 매달 사용한 금액을 다 갚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비율은 2021년이 39%에 비해 약 10%포인트는 급증한 수치다. 매달 크레딧 카드 사용액을 갚지 못하는 크레딧 카드 소지자 중 약 58%는 무려 1년이 넘게 크레딧 카드 잔액을 유지 중인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들 대부분은 생활비 지출 또는 갑자기 발생한 비용으로 인해 크레딧 카드 잔액을 유지하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뱅크레잇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크레딧 카드 잔액 보유자 중 교통비, 식료품비, 양육비 지출을 위해 크레딧 카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2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소매지출(13%), 의료비(11%), 자동차 수리(10%), 주택 수리(9%), 기타 응급 상황(14%) 등의 이유로 크레딧 카드 사용액을 다 갚지 못했다. 반면 휴가비나 여가 생활비 때문에 크레딧 카드 잔액이 남은 경우는 12%에 불과했다.


■이자율 상승에 연체율 높아져

크레딧 카드를 신중하게 사용했음에도 제때 갚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크게 오른 이자율 때문이다. 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기준 금리 인상 정책이 크레딧 카드에 적용되는 이자율을 끌어올렸다. 팬데믹 이전 평균 16.98% 수준이었던 크레딧 카드 이자율은 지난해 11월 22.75%로 급등했다.

이자율 상승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한 크레딧 카드 소지자들의 연체율도 치솟고 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4분기 90일 이상 심각한 연체율은 6.36%로 1년 전 같은 기간(4.01%)에 비해 상승했다.

뉴욕연방준비은행 측은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좋지만 일부 소비자들이 과도한 대출에 나서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18~39세의 젊은 층 사이에서 심각한 연체가 늘고 있는 점이 더 큰 우려 사항으로 지적된다. 이 연령대는 소득은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학자금 융자 자녀 양육비 등 지출이 많기 때문에 신중한 크레딧 카드 사용이 요구된다.

■잔액 낮은 카드부터 상환 ‘부채 달리기’

여러 크레딧 카드에 잔액을 갖고 있는 사용자는 어떤 카드부터 갚아야 할지가 항상 고민이다. 일반적으로 높은 이자율이 적용되는 카드부터 갚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잔액이 적은 카드부터 갚는 방법으로 부채를 성공적인 줄인 사례도 있다. 이른바 ‘부채 달리기’(Debt Dash)로 불리는 이 방법은 크레딧 카드 부채 상환 의지를 높이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예를 들어 크레딧 카드가 3개라면 잔액 순서로 정리한 뒤 잔액이 가장 낮은 카드부터 상환을 시작한다. 그 사이 나머지 카드는 최소 금액만 갚고 가용한 모든 금액을 첫 번째 목표 카드를 모두 갚는 데 사용한다. 그렇게 해서 첫 번째 목표 카드 잔액을 모두 갚고 나면 나머지 카드 사용액 상환에 대한 의지가 높아진다. 이후부터는 순서대로 갚아 나가면 되고 나머지 카드 잔액이 비슷한 경우 이자율이 높은 카드부터 갚으면 된다.

■제로 이자율 카드 활용

크레딧 기록이 좋은 사용자는 일정 기간 이자율이 부과되지 않는 크레딧 카드를 개설해 사용할 수 있다. 이른바 제로 퍼센트 이자율 크레딧 카드에 기존 크레딧 카드 잔액을 이체한 뒤 이자 발생에 대한 부담 없이 잔액을 갚아 나가면 된다.

최근 크레딧 카드 이자율이 크게 올라 잔액에 부과되는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기 때문에 이 방법을 사용하면 이자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크레딧 카드 업계에 따르면 최장 21개월간 제로 퍼센트 이자율이 적용되는 크레딧 카드가 드물게 있고 나머지는 12~15개월간 제로 퍼센트 이자율 혜택을 제공하는 크레딧 카드가 대부분이다.

이 기간을 잘만 활용하면 지긋지긋한 크레딧 카드 빚에서 벗어날 수 있다. 크레딧 점수 670점 이상이면 제로 퍼센트 이자율 혜택을 문의해 볼 수 있고 크레딧 점수가 716점 이상이면 제로 이자율 카드를 받는 데 큰 문제가 없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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