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세계수영선수권 자유형 200m 우승
▶ 세계 정상급 선수들 총출동
▶올림픽 규격 롱코스서 금메달
▶파리올림픽 시상대 기대감 쑥
14일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국제수영연맹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결승에서 황선우가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
2024년 새해를 호주 전지훈련으로 시작한 황선우(20·강원도청)는 지난달 호주로 떠나기 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만 없는데, 금·은·동을 모두 모으고 싶다”고 말했다.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에서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2011년 상하이 대회 박태환(자유형 400m 금메달) 이후 한국 수영에 첫 세계선수권대회 경영 메달을 선사했던 황선우는 지난해 후쿠오카 대회 이 종목에서는 매슈 리처즈와 톰 딘(이상 영국)에게 1, 2위를 내주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후쿠오카 대회 당시 레이스 막판 1위로 치고 나가다가 리처즈와 딘에게 역전당하고도 자신이 얻은 동메달을 “내게 없는 색깔”이라며 자랑스러워했던 황선우는 마침내 그토록 바랐던 ‘금빛 역영’을 펼쳤다.
황선우는 14일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국제수영연맹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75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유형 400m에 출전했던 김우민(22·강원도청)에 이은 이번 대회 우리나라의 두 번째 금메달이다.
2021년과 2022년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금메달만 있었던 황선우는 올림픽 규격인 롱코스(50m) 세계선수권대회 첫 번째 금메달을 품었다.
예선에서 1분46초99로 67명 중 11위, 준결승에서 1분45초15로 16명 중 2위를 차지하며 힘을 비축한 가운데 조금씩 페이스를 끌어올린 황선우는 결승에서 모든 힘을 쏟아냈다.
“수영 인생 가장 힘든 2주였다”고 돌아볼 만큼 호주에서 강훈련을 소화했던 황선우는 지친 기색 없이 물살을 가르고 터치패드를 찍었다.
자유형 100m와 동료들과 함께하는 계영 800m가 아직 남았지만, 이제 황선우의 시선은 5개월 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 겨룰 파리 올림픽으로 향한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는 올림픽을 눈앞에 둬 적지 않은 정상급 선수가 불참했다. 그래도 황선우가 세계선수권 시상대 꼭대기에 섬으로써 올림픽 입상 경쟁력이 있다는 걸 입증했다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
올림픽은 한국 수영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한 황선우의 출발점이자 마지막까지 목표로 삼아야 할 종착점이다. ‘수영 천재’로 불리다가 사라졌던 수많은 선수와 달리, 황선우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자신의 재능이 남다르다는 걸 보여줬다. 당시 18세였던 황선우는 도쿄 올림픽 자유형 100m 예선에서 47초97로 한국 신기록을 수립하며 전체 6위로 준결승에 올랐고, 준결승에서는 47초56으로 기록을 단축하며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고 4위로 결승 티켓을 따냈다.
그러나 아직 페이스 조절에 익숙하지 않았던 그는 결승에서는 47초82로 기록이 뒷걸음질해 아쉬움 속에 5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도쿄 올림픽 자유형 200m는 더욱 아쉬웠다. 예선에서 1분44초62, 한국 신기록이자 세계 주니어 신기록을 수립하며 전체 1위 기록을 냈던 그는 준결승에서 1분45초53, 전체 6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는 1분45초26으로 예선보다 저조한 성적을 내 7위로 경기를 마감했다. 예선에서 기록한 1분44초62를 결승에서도 재현했다면 동메달까지 딸 수 있었지만, 경험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황선우는 산전수전 다 겪은 세계 최정상급 자유형 200m 선수로 성장했다.
도쿄 올림픽 뒤 세 차례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모두 메달을 땄고, 특히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이번 도하 대회에서는 시상대를 정복했다.
이번 도하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충전한 황선우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박태환(자유형 200·400m 은메달) 이후 한국 수영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시상대에 오르는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