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경기 연속 120분 승부…이번에도 ‘좀비축구’하면 결승전 체력 부담 커져
▶ 선제골 넣어야 경기 운영 수월…요르단 에이스 알타마리 몸 상태 변수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훈련중인 한국대표팀 [로이터=사진제공]
클린스만호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결승행 길목에서 요르단과 재격돌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을 상대로 대회 준결승전을 치른다.
한국은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맞대결을 펼쳐 '진땀 무승부'를 거둔 바 있다.
전반 9분 만에 터진 손흥민(토트넘)의 페널티킥 선제골에 낙승을 기대하던 한국은 박용우(알아인)의 자책골과 전반 추가시간 실점으로 역전당했고, 후반 추가시간 황인범(즈베즈다)의 슈팅이 상대 자책골로 이어지면서 겨우 패배를 면했다.
이번 '리턴 매치'에서는 '빠른 승부'가 중요하다.
클린스만호는 토너먼트에서 2경기 연속으로 120분 동안 피 말리는 승부를 펼쳐야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과 호주와 8강전에서 모두 한국은 선제 실점했고, 후반 추가시간에야 1-1 동점골을 넣어 기사회생했다.
사우디전은 승부차기까지 갔고, 호주전은 연장전 손흥민의 프리킥 결승골로 끝냈다.
조별리그 2, 3차전에서도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골을 넣은 클린스만호다. 분명히 죽은 것 같은데도 끝내 골을 넣고 살아나는 클린스만호엔 '좀비 축구'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다행히 태극전사들의 표정은 밝고, 훈련장 분위기도 좋다. 그러나 몸속에는 피로가 쌓일 대로 쌓여있을 터다.
한국의 목표는 결승 진출이 아니다. 클린스만 감독이 여러 차례 강조해온 대로 64년 만의 우승이 유일한 목표다.
대진표 반대편에서는 이란과 카타르가 맞대결한다. 서아시아 최강으로 인정받는 이란과 개최국 카타르 모두 만만찮은 상대다.
특히 이란이 결승에 올라온다면 한국의 우승 도전은 더 힘들어질 수 있다.
강한 몸싸움을 바탕으로 직선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이란은 한국에 늘 버거운 상대였다.
만약 한국이 요르단을 상대로도 연장전을 치러 힘을 더 뺀다면, 결승에서 몸으로 부딪쳐오는 이란을 상대하기는 더욱 힘겨워질 터다.
요르단과 준결승전을 90분 이내에, 태극전사들이 '좀비'로 변신하기 전에 끝내야 하는 이유다.
앞선 두 경기에서처럼 가슴 졸이지 않으려면 선제골을 넣어야 경기 운영이 수월해진다.
바레인과 조별리그 첫 경기(한국 3-1 승) 이후로는 좀처럼 터지지 않고 있는 필드골이 이번에는 나와 줘야 한다.
한국은 최근 4경기에서 8골을 넣었는데 그중 데드볼이 아닌 상황에서 한국 선수가 올린 득점은 조규성이 사우디전에서 넣은 헤더 동점골이 유일하다.
손흥민, 황희찬(울버햄프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호화 공격진이 이번만큼은 득점포를 시원하게 가동해주기를 팬들은 고대한다.
'철벽' 김민재(뮌헨)가 경고 누적으로 이번 경기에 뛰지 못하는 것은 클린스만호에 작지 않은 악재다.
베테랑 센터백 김영권(울산)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요르단 공격의 핵심인 무사 알타마리의 몸 상태도 변수다.
타지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부진한 알타마리를 두고 부상이라는 현지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요르단 대표팀에 따르면 알타마리는 부상은 아니지만 다소 지쳐 있는 상태다. 그는 한국과 경기 이틀 전에 치른 팀 훈련에 참여하지 않고 홀로 개인 훈련을 했다.
프랑스 리그1 몽펠리에에서 뛰는, 요르단의 유일한 '빅리거'이자 핵심 공격수인 알타마리가 정상적으로 뛸 수 없다면 이는 클린스만호에 '희소식'이 될 터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축구 팬들이 기다리시는 아시안컵 트로피를 꼭 들어 올리고 한국에 가져가는 꿈을 꾼다. 마지막 날까지 도하에 있기를 바라며, 그렇게 만들고자 잘 준비하겠다"면서 "다음 경기는 120분이 아닌 90분 안에 끝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