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상 생활하면서 모든 것을 겉으로만 보고 판단하여 실수 또는 낭패까지 당하는 예가 허다하다. 몇 가지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한다.

그 첫째는 미국 역사 속에 이런 일이 있다, 남북전쟁이 터지기 몇 해 전 오하이오 대농인 테일러라는 사람의 농장에 한 남루한 소년이 찾아와 일꾼으로 써달라고 했다. 17세 소년 짐이었다. 일손이 얼마든지 필요한 집이기에 그를 일꾼으로 고용하였다. 그러나 3년 뒤에 주인은 짐이 자기의 외동딸과 사랑하는 사이임을 알게 되자 ‘머슴이 감히 주인의 딸을 넘본다’며 몹시 노하여 짐을 빈손으로 내쫓았다.

35년이 지난 어느 날 테일러는 낡은 창고를 헐다가 짐의 보따리를 발견하게 되었고 책 속에 짐의 본명을 알게 되었다. 짐은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육군 소장까지 거쳐 하원의원에 여덟 번이나 피선된 후 백악관의 주인이 된 제임스 A 가필드 20대 대통령이 아닌가! 자신이 잘못 본 것을 후회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한 것이다.

두 번째는 토머슨 제퍼슨이 부통령 시절 허름한 노동복을 입고 볼티모어의 한 호텔의 방을 구하려다가 거절당했다. 호텔 측은 나중에 알게 되어 부랴부랴 사과하고 가장 좋은 방으로 모시려 하였으나 부통령은 정중하게 사양하며 이렇게 말했다.

“여기도 훌륭합니다, 미국 농부를 거절하는 호텔이라면 부통령이 거절당해도 마땅합니다.”

세 번째는 장미 앨러지 때문에 장미꽃을 싫어하는 목사가 있었다. 어느 주일 예배시간에 목사가 설교를 하기 위하여 단상에 올라갔다. 그런데 단상 양쪽 모서리에 장미꽃 화분 두 개가 나란히 놓여있었다. 가까스로 설교를 마치고 단상을 내려온 목사는 예배가 끝나자마자 진행을 맡은 교회 집사를 불러 야단을 쳤다.

“아니, 집사님. 제가 장미꽃 앨러지가 있는 줄 알면서 화분을 두 개씩이나 단상에 둔 이유가 도대체 무엇입니까? 저한테 뭐 불만이라도 있으세요?” 그러자 집사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목사님, 그건 오해십니다. 목사님께서 장미 앨러지가 있는 걸 왜 제가 모르겠습니까? 그래서 특별히 조화를 준비해서 올려놓은 것인데 조화에도 앨러지 반응을 보일 줄을 정말 몰랐습니다.”

똑같은 사물이나 현상이라도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몸과 마음의 변화가 달라진다.

<임형빈 한미충효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