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북한 정말로 전쟁할까’..외신들 관측 분분…”한미 선거철 도발일 가능성”

2024-01-2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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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 “김정은 ‘자멸’ 원치 않지만 위기 고조”

북한이 최근 연일 무력시위를 벌이고 한국을 통일 대상이 아닌 '주적'으로 규정하는 등 한반도 긴장 수위를 높이자 외신들도 북한이 전쟁 등 실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도 북한이 전쟁을 벌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면서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에서는 한반도 돌발사태 가능성을 포함한 여러 시나리오를 조명했다.

북한은 지난 5∼7일 서북 도서 북방 일대에서 포격 도발을 벌인 데 이어 10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한민국 족속들은 우리의 주적", "대한민국을 완전히 초토화해 버릴 것", "전쟁을 피할 생각은 전혀 없다" 등 초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북한은 이후 '통일 폐기' 방침을 북한 헌법에 명기하기로 결정하고 정부 내의 통일 관련 각종 부서·업무를 폐지하는 등 이전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과거와 달리 이제 실제 전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미국 미들베리국제연구소의 로버트 칼린 연구원과 시그프리드 헤커 교수는 최근 북한 전문매체 38노스 기고문에서 “한반도 상황이 1950년 6월 초반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더 위험하다”며 “(김 위원장이) 1950년에 할아버지가 그랬듯이 전쟁을 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금의 위험이 한미일이 늘 경고하는 도발 수준을 넘어섰으며, 작년 초부터 북한 관영매체에 등장하는 '전쟁 준비' 메시지가 북한이 통상적으로 하는 허세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NYT는 북한이 지난 수년간 한미에 대한 자세를 바꿔온 것은 맞지만, 많은 전문가는 전쟁이 아니라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미국에 인정받는 것이 김 위원장의 궁극적 목표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자멸하겠다고 결심하지 않는 한 전쟁을 시작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점을 너무나 잘 안다”고 NYT에 밝혔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도 김 위원장은 “자신이 뭔가 경솔한 행동을 할 경우 미국의 대응을 억제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확신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북한이 전면전까지 가지 않으면서도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여러 단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북한 전문가들도 북한이 먼저 공격을 당하지 않는 한 김 위원장이 전쟁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시각을 나타냈다.


스인훙 중국인민대 교수는 북한 지도부가 비이성적이지 않고 궁극적으로 자기 보존을 위해 행동할 것이라면서 전쟁은 이런 목적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간 북한이 한미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불안 조성을 선호해온 점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이 군사적 긴장 수위를 높이려 할 경우 지금이 그 시기가 될 수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미국은 오는 11월 대선, 한국은 오는 4월 총선을 각각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앞서 2012년 말 미국 대선 직후·한국 대선 직전 시기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직후 핵실험을 실시했다. 또 2016년에는 미국 대선 두 달 전에 핵실험을 다시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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