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성소영박사의 강철 멘탈 클래스

2024-01-11 (목) 성소영 임상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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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감정을 선택하는 법

강철 멘탈 클래스에서는 지난 몇 주 동안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고 관리하기 위한 준비 운동을 해 왔습니다. 바로 스트레스는 생각의 선택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는 것이었습니다. 자 그럼 실제적으로 생각을 선택하는 방법을 배워 보실까요?
‘생각 선택’을 잘 하기 위해서 훈련할 수 있는 것이 시나리오를 써 보는 것입니다. ‘시나리오를 쓰다니 난 한번도 글을 써 본적이 없는데?’ 라고 살짝 긴장하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그런데 사실을 들여다보면 우리는 하루에도 몇번씩 머리속에서 소설을 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밤에 잠이 안 올 때 우리는 머리 속에서 상상을 하고, 시시 때때로 공상을 하며, 일상에서 인간 관계에 문제가 터졌을 때, 우리는 추측의 나래를 펴며 이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살아 가고 있습니다. “어젯밤에 혼자 소설을 쓰느라 잠을 못잤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우리는 이미 충분한 실력을 갖춘 소설가들입니다. 많은 분들은 제게 자신이 머리속에서 소설 쓰는 “나쁜 습관”을 고치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습관을 버리는 일이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본인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용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인 방법이죠. 그렇게 자신에게 이미 존재하고 있는 소설 쓰는 실력을 바탕으로 우리의 강철 맨탈을 훈련해 가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A님은 교회 주차장에서 B님을 보고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했습니다. A님이 보았을 때, B님이 분명 내가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을 봤는데 쌩하니 모른척 하고 지나쳐 버리는 겁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B 님이 나를 무시하고 지나친 적이 꽤 많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때 A 님이 느끼는 감정은 불쾌감, 분노, 노여움, 억울함, 슬픔, 짜증, 미움과 증오 등등 매우 부정적인 감정일 것입니다. B님과 함께 다니는 이 교회가 갑자기 싫어지면서 교회에 가는 날마다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입니다. 이때 할 수 있는 것이 시나리오 쓰기 입니다. 최소한 네가지 정도의 시나리오를 써 보는 것이죠. 단 이 시나리오는 본인이 알고 있는 B님에 대한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 져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B 님이 자주 부부싸움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 시나리오 1을 그 사실에 근거하여 만들어 보는 것이죠. B님이 그날 교회에 오기 직전 부부 싸움을 했고 B님은 남편이 했던 말이 머리에 뱅뱅 돌고 있을 때 마침A가 인사를 한 것입니다. A가 인사를 하는 순간에도 그 인사는 눈에 들어 오지 않았고 남편의 목소리 “네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만 생각나서 감정적으로 힘든 상황이였다. 그래서 인사를 받지 못했다. 또는 시나리오 2: B 님의 아들이 이번에 졸업을 하지 못해서 너무나 속상해 있던 차에 A를 보았다. A를 만나 인사하면 졸업식 얘기가 나올까봐 무서워 그냥 막 도망하듯 빨리 걸어갔다. 시나리오 3 : B님의 여태까지 행동을 근거로 생각했을 때, B님은 교만한 사람이고 일반적으로 모든 사람들을 무시하는 방자한 행동을 쉽게 하는 사람이다. 시나리오 4 : B님의 연령대로 생각해 보았을 때 B님은 시력이 나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안경이나 컨택트 랜즈를 안 쓰다 보니 멀리 사람들을 잘 보지 못해 인사하는 모습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렇게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써 보시는 것입니다. 이렇게 시나리오를 다양하게 만들어 본 다음 이 시나리오 중에서 본인에게 스트레스를 가장 적게 주는 시나리오를 선택하고 자신이 선택한 시나리오를 토대로 자신의 감정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선택한 스토리로 상황을 이해하게 되면 자신의 감정 또한 매우 다르게 된다는 사실도 인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인지적 훈련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선택하는 것을 배우고 서서히 강철 맨탈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소설은 여러분 자신만의 것입니다. 감정을 선택할 줄 아는 강철 맨탈의 훈련을 2주동안 해 보시면 어떠시겠습니까?

<성소영 임상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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