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9일은 일본인 오타니 쇼헤이(29)가 메이저리그를 정복한 날이나 다름없다. 보통 전 세계의 미디어들은 뻥튀기를 좋아한다. 작은 것 하나로 마치 사회 현상처럼 몰고 갈 뿐아니라 앞서간다.
오타니가 두 번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하자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몸값이 다소 내려가는 듯했다. 2024시즌은 마운드에 설 수 없기 때문에 투타 전력에서 마이너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FA 시장이 열리자 미디어의 추측성 몸값은 5억5000만 달러에서 6억 달러였다. 그동안 메이저리그 최고 몸값은 LA 에인절스 외야수 마이크 트라웃의 12년 4억2650만 달러였다. 북미 프로 스포츠를 통합하면 캔자스시티 칩스 쿼터백 패트릭 홈스(28)의 10년 4억5000만 달러다.
홈스는 이미 슈퍼볼을 두 차례 우승으로 이끌었고 동시에 MVP도 수상한 역대 최고 쿼터백 가운데한 명이다. 오타니는 칩스의 총액보다 무려 2억5000만 달러를 뛰어넘으면서 10년 7억 달러에 사인했다.
인스타그램으로 LA 다저스와의 계약 소식을 알린 오타니는 팬들에게 “결정이 늦어서 죄송하다.다음 팀은 다저스다”고 새 둥지를 밝혔다.
NBA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가 처음 FA가 된 뒤 2010년 7월8일 ESPN 라이브 방송을 통해 “나의재능을 사우스 플로리다로 옮기겠다”는 뉴스보다 박진감은 떨어졌지만 오타니의 새 둥지와몸값은 최고의 관심사였다.
일본에서 오타니의 계약은 열도를 흔든 뉴스다. 미국의 스포츠 시장 앞에서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다. 오타니가 투타를 겸하는 최고의 선수이지만 이 그릇을 담아줄 곳은 미국뿐이다. 신세계의 정용진 부회장이 KBO리그 SK를 매입한 가격이 1352억 원이다. 오타니 연봉 총액이 9200억 원이다.
SSG 규모의 구단을 6개 인수할 수 있다. 이로써 미국 시장은 축구 최고의 스타 리오넬 메시(인터마이애미), 야구 오타니를 동시에 보유했다.
미국 메이저 스포츠팀을 살펴보면 최근 세계 경제가 침체라는 보도가 믿어지지 않는다. 다저스만 봐도 그렇다. 현 오너십은 콘소시엄 형태로 구겐하임 베이스볼 매니지먼트가 구단을 운영한다. 전LA 레이커스 스타 매직 존슨, 테니스의 영웅 빌리 진 킹 등이 소수 구단 지분을 갖고 있다.
구겐하임은 2012년 3월 봉이 김선달 프랭크 맥코트 전 구단주로부터 21억5000만 달러에 매입했다. 맥코트를 봉이 김선달이라고 하는 이유는 2004년 루퍼트 머독의 폭스사로부터 다저스를 매입할 때 소액으로 샀기 때문이다. 매각하는 폭스가 보증을 서고 오타니의 연봉에도 미치지 못하는 4억3000만 달러에 매입했다.
구겐하임이 다저스를 매입한 지 11년이 지난 현재 다저스 가치는 52억4000만 달러로 치솟았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48억 달러로 평가했다. 가장 비싼 MLB 구단은 뉴욕 양키스로 71억 달러다. 전문가들은 특정 선수 한 명에게 연봉을 몽땅 투입할 때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고 지적한다. MLB의 10년 장기계약이 거의 실패에 가깝다. 최초의 2억5200만 달러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계약한 텍사스 레인저스, 앨버트 푸홀스와 10년 2억4000만 달러에 사인한 LA 에인절스, 2루수 로빈슨 카노를 10년 2억4000만 달러에 영입한 시애틀 매리너스 등이 대표적이다. 3명 모두 계약한 팀에서 마무리하지 못하고 트레이드와 방출됐다.
다저스는 지난 2년 동안 FA 큰 계약을 하지 않았다. 오타니를 영입하려고 자금을 비축하고 전세계를 놀라게 한 7억 달러 계약을 성사했다. 2023년 오타니의 FA를 앞두고 다저스 설이 유력했는데 현실화했다. 앞으로 과제는 오타니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있는 10년 동안 과연 몇 차례 WS 우승을 거둘 수 있을지다.
오타니가 다저스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우승 가능성이다. 2018년 투타를 겸하게 한 구단은 에인절스였다. 에인절스를 택한 배경이다. 하지만 6년 동안 오타니는 ‘옥토버 베이스볼’에 없었다.
MLB 사상 유일한 두 차례 만장일치 MVP를 수상했지만 가을야구 없는 오타니의 존재는 ‘팥소 없는 찐빵’이었다. 이제 다저스의 가을야구에서 투타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 할 날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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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