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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선수들 파리올림픽 참가 거부 잇달아…IOC에 반발

2023-12-1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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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 2관왕’ 러 수영스타 릴로프·리듬체조연맹 회장 등 불참 선언

▶ IOC,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러·벨라루스 개인자격 참가만 허용

2024 파리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는 '개인중립선수'로만 출전해야 한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결정에 반발한 러시아 선수들이 잇따라 불참을 선언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수영 스타 예브게니 릴로프(27)는 전날 현지 스포츠채널 매치TV 방송에 "나는 현명한 결정을 내렸다"며 "말도 안 되는 모든 일이 바닥에 가라앉고 우리의 물이 다시 깨끗해질 때까지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IOC는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와 이를 돕는 벨라루스 선수에 대해 파리올림픽에 '개인중립선수' 자격으로만 출전하도록 결정했다. 개인중립선수는 자국 국기를 사용하거나 시상식에서 국가를 연주해서는 안 되고 단체전에도 출전할 수 없다. 또 두 국가의 군대나 보안기관에서 일하는 선수도 출전이 금지된다.


릴로프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남자 배영 100m와 200m에서 금메달, 800m 계영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러시아 수영의 간판선수다.

그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이 발발한 직후인 지난해 3월 크림반도 병합 8주년 기념 콘서트에 참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가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9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

러시아 스포츠매체 스포르트 엑스프레스는 FINA가 국제 스포츠 기구 중 러시아 선수에게 가장 차별적인 조건을 적용한다고 비판하면서도 릴로프의 최근 기량으로는 세계대회 시상대에 오르기 어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도쿄올림픽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한 클리멘트 콜레스니코프(23)도 지난 9일 IOC 결정을 비판하며 올림픽 참가 거부 의사를 밝혔다.

세계 정상급 기량을 자랑하는 러시아 체조계도 파리올림픽 불참을 거론하고 있다.

이리나 비네르 러시아 리듬체조연맹 회장 겸 대표팀 감독은 이날 타스 통신 인터뷰에서 "러시아 국기와 국가 없이는 더는 대회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그런 대회에 나간다면 완전히 수치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기계체조 대표팀의 발렌티나 로디오녠코 감독도 지난 10일 "이런 조건에서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며 국제체조연맹(FIG) 대회 출전 기준이 바뀌지 않는 한 참가를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스포츠 지도자들은 각 경기 연맹이 자국 선수에게 불리한 참가 조건을 내걸며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있고 모호한 판정을 내려 공정한 올림픽 출전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고 불평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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