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美 국채금리 5% 돌파 ...美경제 호조, 재정적자 확대가 상승 요인

2023-10-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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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금리 5% 돌파 ...美경제 호조, 재정적자 확대가 상승 요인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9일 '중대 기준점'으로 여겨지는 5%를 찍으면서 세계 경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국채 금리는 이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설 직후 하락세를 보이다 미 경제가 탄탄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으면서 상승 반전했다.

전망은 금리가 훨씬 더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과 상승세가 꺾여 4% 초반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로 엇갈리고 있다.


미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이날 오후 5시 직후(미 동부시간 기준) 연 5.001%를 찍은 뒤 4.9898%에 마감됐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 선 위로 올라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당초 10년물 금리는 2년물과 함께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 이후 하락세를 탔었다.

파월 의장은 이달 31일~11월 1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건너뛰고 12월에는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는데, 시장은 이를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경제분석업체 매크로폴리시퍼스펙티브의 로라 로스너는 “파월 의장은 11월의 경우 확실한 동결 신호를 보냈다"면서 "그는 4분기 경제가 진정돼 국채 수익률이 그들의 일을 대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채권 수익률은 반등했는데, 주요 원인은 경제 호조 기대 때문이다.

최근 경제 지표를 보면 지난달 미국의 소매판매가 전망치를 웃돌고 산업생산도 좋게 나타났으며, 비농업 일자리도 견조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우리는 들어오는 데이터와 변화하는 전망, 리스크 가능성 같은 전체적 데이터에 기반해 추가 긴축 정책의 강도와 지속 기간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시적으로는 미 정부 재정적자 확대로 장기 국채 발행량이 늘어난 가운데 최대 국채 매수자였던 연준 같은 중앙은행들이 대차대조표를 축소(보유자산 감축)하면서 매입 규모를 줄였다. 중국 등 국가들은 미 국채를 팔고 있다.

FHN파이낸셜의 크리스 로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결국 은행과 연기금, 보험회사가 남게 되는데, 문제는 이들 기관이 이미 정부와 기관 채권, 회사채의 기한 연장에 따른 미실현 손실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5%라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투자자들에게 '중요 기점'(significant milestone)이라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전 세계 장기금리의 기준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올라가고 신용도가 낮은 회사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까지 커진다.

투자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국채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주식시장에도 악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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