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타코마 한인 강도 총격에 사망 ...‘더 리틀 스토어’편의점 업주 박석철씨 3일 가게서 참변

2023-10-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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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년 전 미국으로 이민 와 사업…“따뜻한 커뮤니티 기둥잃어”

타코마 한인 강도 총격에 사망 ...‘더 리틀 스토어’편의점 업주 박석철씨 3일 가게서 참변
타코마 한인 편의점 업주가 강도범의 총격에 목숨을 잃는 참변이 벌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1시께 타코마 사우스 에인스워스 애비뉴 3500블록에 있는 편의점 ‘더 리틀 스토어’(The Little Store)에 강도가 들어 당시 가게를 보던 업주 박석철(영어명 찰리 박ㆍ60ㆍ사진)씨를 총으로 쏜 뒤 달아났다.

경찰은 “당시 편의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뒤 문 앞에 쓰러져 있던 박씨를 살리기 위해 응급구조대원까지 불렀지만 그는 이미 목숨을 잃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목격자 등의 진술을 종합하면 사건 당시 한 남성이 편의점에서 급하게 달아났다”면서 “사건 전후 30분에서 1시간 사이에 편의점 근처 등에서 찍힌 동영상이 있으면 경찰에 신고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한 정보가 있는 주민은 신고(1-800-222 TIPS)를 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주민 맥카터 Sr씨는 “내가 길거리에 있는데 찰리 박의 아버지가 갑자기 나에게 손을 흔들며 뭐를 보여주려는 것 같아 가봤더니 ‘911에 전화를 해달라’고 해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맥카터 Sr씨가 경찰에 911전화를 했을 당시 총을 맞은 박씨는 가게 문 쪽에서 쓰러져 있었다.

가족들에 따르면 박씨는 가족과 함께 16년 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 이민길에 나서 타코마로 건너온 뒤 이 편의점을 인수해 영업을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는 부인과 딸 수민씨, 아들 민석, 도건씨 등 2남1녀의 자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큰 아들 민석씨는 편의점 일을 도와주고 있었으며 둘째 아들 도건씨는 현재 미 육군에 근무하고 있는데 제대를 몇개월 앞둔 상황에서 어이없는 총격으로 아버지를 잃는 슬픔을 당했다.

주민들은 박씨의 사망에 충격에 휩싸여 있다. 주민들은 “박씨 가족이 운영했던 편의점은 단순한 가게가 아니라 커뮤니티의 기둥이었다”면서 “박씨는 말수가 적은 편이었지만 고객들의 이름과 그들이 좋아하는 물품을 다 알 정도로 따뜻하고 배려가 많았던 인물”이라고 애도했다.

주민들은 “찰리 박은 고객이 돈이 부족하면 ‘괜찮으니 다음에 줘도 된다’고 했을 정도로 인정이 많은 사람이었다”면서 “늘 자신의 강아지와 산책을 하면서 이웃들과 커뮤니티를 돌봤던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현재 박씨가 운영했던 편의점 앞에는 주민들이 가져다 놓은 애도 꽃다발 등이 즐비하게 놓여 있다.

특히 박씨의 부인인 정란씨와 처제 수 박씨 등은 시애틀 한인커뮤니티에서도 많은 봉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현재 박씨의 장례비용과 유가족의 재정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고펀드미 계좌(https://gofund.me/d43cf4cb)가 개설돼 모금 활동이 벌어지고 있다. 4일 이 계좌가 오픈된 뒤 5일 현재까지 9,000여 달러가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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