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SBE 사업 입찰서 특혜…단독 입찰 혜택 댓가로 공무원들에 거액뇌물 줘
▶ 한인 업주들 도움 못받아
LA 카운티 당국이 운영하는 스몰 비즈니스 우대 프로그램(LSBE·Local Small Business Enterprise)과 관련해 대규모 사기 행각이 드러났다. 한인 비즈니스 오너들도 수혜 대상이었는데 정작 필요한 지원자들은 도움을 못받고 예산이 낭비된 것이라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LA 타임스(LAT)는 25일 ‘LA 카운티의 스몰 비지니스 우대 프로그램으로 사기가 시작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집중 보도했다. 내용에 따르면 실 비치의 한 기업가가 LA 카운티 당국이 스몰 비즈니스로 인증한 세개의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지방 정부의 각종 사업 입찰에서 특혜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기업가가 이를 활용해 경쟁 없이 따낸 단독 입찰만 최소 26건인 것으로 밝혀졌는데 건당 계약 금액이 5,000달러에서 10만달러 사이였음을 고려하면 최대 수백만달러를 착복한 것으로 추정된다.
LAT는 이와 같은 부정이 저질러지는 과정에서 카운티에서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직원이 2,000달러 상당의 월드 시리즈 티켓을 비롯해 거액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부정과 연관된 LSBE는 LA 카운티가 운영하는 대표적인 스몰 비즈니스 우대 프로그램이다. 당국이 집행하는 각종 조달 사업에서 스몰 비즈니스 업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100명 이하 직원을 고용하고 연 매출이 1,500만달러 이하인 업체만 인증 받고 신청할 수 있다. LA 카운티 정부 예산 중 수십억달러가 달하는 돈이 주민들을 위한 물품, 공사, 서비스에 쓰이고 해당 사업의 대부분이 외주로 운영되는 것을 고려하면 LSBE 선정 업체들은 매우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LSBE와 관련된 사기가 한 두 건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번에 LAT가 문제를 보도하면서 인터뷰 한 LA 카운티의 LSBE 사업 책임자인 켈리 로비앙코 매니저는 “이번에 드러난 사건 외에도 사기 혐의와 연루된 사례가 훨씬 더 많다”며 “LA 카운티는 사기와 관련된 업체에 대해서는 자격 박탈, 소송과 형사 고발 등 모든 대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 대처와 무관하게 LSBE를 전면 혁신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사기 행각이 밝혀지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가 추락했기 때문이다. 조지워싱턴대학 로스쿨 부학장으로 조달법 관련 전문가인 제시카 틸립먼 교수는 LAT와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당국과 기업이 유착한 전형적인 불법 사례”라며 “인증을 받는 기업들이 너무 쉽게 선정되는 등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전면적인 프로그램 개혁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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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