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국회의원과’ 있어야
2023-09-25 (월)
이영묵 / 문인
확률을 논할 때 항상 수반되는 단어가 있다. 소위 기댓값이다. 동전을 1,000번쯤 던졌을 때 동전의 앞면이나 뒷면이 나올 확률은 50%이고 10원짜리 배팅을 한다면 동전의 표면이 나올 기댓값은 5원으로 계산한다.
예를 들자면 재벌 같은 부자는 아니겠지만 의사가 되면 일생을 안락하게 산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고 따라서 기댓값이 100%에 달하기에 의과대학 지망생이 넘쳐나고 경쟁이 치열하다. 졸업 후 은행이나 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상과대학 인기가 높은 것 역시 체험적인 기댓값이 높아서일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에 그 많은 대학 그 많은 학과가 있는데 국회의원 학과는 없다. 높은 보수에 여러 특혜가 넘쳐나니 국회의원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을 터인데 왜 국회의원과가 없을까?
뜬금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지난 한 달간 국정감사의 현장 중계를 유튜브를 통하여 보았는데 그렇게 유치한 국정감사가 한국의 정치 수준이고 국회의원들인지 새삼 놀랐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중에는 여러 전문 분야의 석학으로 박사이나 교수를 지낸 분도 있고 여러 공기업 사기업에서 경륜을 쌓은 분도 많다. 그런데 질의를 하는 것이 창피하다고 느껴서인지 아니면 막 나가는 목청 큰 사람에게서 밀려서인지 그런 분들은 안보이고 소리소리 지르며 혼자 떠들다가 끝내고 했다. 그러다가 총리나 장관들의 촌철살인 같은 대답에 멍하니 그리고 꾸물대고 있었다.
한국은 모든 면에서 선진국이라 할지 몰라도 국회의원만큼은 아닌 것 같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실에서 국회다운 국회를 위하여서는 이 악화를 솎아내야 한다.
좀 회화적으로 이야기 해야겠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할 때에는 대학진학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했다. 국회의원 출마 시 이러한 자격시험 합격자만 출마를 허용하면 어떨까? 그 시험에는 정신건강도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아니면 육군사관학교처럼 국회의원 사관학교를 세워 이곳에서 4년간 교육시키면 어떨까?
그러면 해결 방법은 없는가? 있다. 당인지 당 총재인지로부터 공천이라는 희한한 절차를 없애고 각자가 지역구에서 자기 당 유권자들에게 후보 추천을 받고 유권자에게 내가 국회의원이 되면 이렇게 일하겠소, 하고 공감을 얻도록 하면 된다. 당 공천 제도를 없애고 미국식으로 가자고 국민운동이라도 벌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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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묵 / 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