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헐버트기념사업회, 1905년 12월 미 국무부에 전달한 문서 발굴
고종 황제는 1905년 11월17일 을사늑약이 체결되고 한 달이 지나기도 전에 그 부당함을 미국 정부에 알린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고종이 을사늑약을 처음으로 부인한 시점은 1906년 1월 더글라스 스토리 영국 트리뷴지 기자에게 밀서를 전달한 시기로 알려졌다.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회장 김동진)는 독립운동가 호머 헐버트(1863∼1949년) 박사가 1905년 12월 11일 고종의 전보를 받아 미 국무부에 전달한 문서, 12월 13일과 14일 뉴욕타임스 기사 등을 발굴했다.
30일에 이 사업회에 따르면 헐버트 박사는 일본의 을사늑약 저지를 위한 고종의 대미특사로 임명돼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하기 위해 1905년 10월21일 서울에서 출발해 그해 11월17일 워싱턴DC에 도착했다.
그가 서울을 떠나자 일본은 헐버트의 미국행이 루스벨트 대통령의 마음을 흔들 수 있다는 판단 아래 11월17일 서울에서 긴박하게 총칼로 위협하며 을사늑약을 체결했다.
그러자 고종은 중국 지푸(현재 옌타이)에 사람을 보내 헐버트에게 전보를 쳐 을사늑약이 강압에 의해 이뤄졌기에 무효라고 선언했다.
헐버트는 이 전보를 1905년 12월11일 받아 14일 공식 서면으로 미 국무부에 전달했다. 이 서면은 미 국무부 차관의 서명이 담긴 채 현재 미국 정부에 남아있다.
김동진 회장은 1905년 12월13일, 14일자 뉴욕타임스의 기사도 발굴했다.
헐버트는 미국 정부가 고종의 을사늑약 무효화 선언에 대해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자 뉴욕타임스를 통해 전보 내용을 공개했다.
이 신문 12월13일 자 ‘대한제국, 조약을 부인하다’(Korea Repudiates Treaty)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는 고종이 을사늑약을 부인했음을 알리는 내용을 담았고, 다음날 14일자 ‘대한제국 황제의 특사, 미국 국민에 호소’(Appeals to the Public for Emperor of Kora)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는 고종이 을사늑약에 서명하지 않았음을 전하며, 헐버트 박사가 일본의 불법성을 폭로한 발언을 소개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