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왼쪽)와 나플라 /사진=스타뉴스
법원이 병역 비리로 적발된 그룹 빅스 출신 라비(30·김원식)에 대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엠넷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777' 우승자 출신 래퍼 나플라(31·최석배)는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7단독은 10일(한국시간 기준) 오후 병역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라비에 대해 징역 1년, 집행유에 2년을 선고했다. 또한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라비)이 브로커 구모씨와 치밀하게 계획해 뇌전증 증상이 없음에도 가장하는 방법으로 병역 면탈을 시도하고, 위계로서 공무원들의 업무를 방해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초범이고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다시 병역 판정을 받아 병역 의무를 이행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 상황을 참작한다"고 전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나플라에 대해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나플라)이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5급 판정을 받기 위해 치밀하게 연기하고, 구청 직원들에게 협박성 문자를 보내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이런 행위로 수사가 확대되면서 범행의 결과가 매우 커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재판부는 "피고인이 마약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중 이 사건을 저질러 죄질이 더 좋지 않다"며 "5개월 구금되어 있는 동안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정신적 우울증으로 4급 판정을 받은 점 등을 정상 참작한다"고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라비는 병역 브로커 구모씨와 공모해 가짜 뇌전증 환자 행세를 해 허위 진단서를 받고, 병역 면제를 시도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라비는 구씨에게 '뇌전증 시나리오'를 받은 뒤 실신한 것처럼 연기하고 병원 검사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담당 의사가 '증상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진단을 내렸지만, 무시하고 약 처방을 요구해 약물 치료 의견을 받아낸 것으로 밝혀졌다.
2021년 라비가 뇌전증이 의심된다는 진단서를 병무청에 제출하자 구씨는 "굿, 군대 면제다"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라비는 지난 4월 11일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보충역 4급 판정을 받은 라비는 지난해 10월부터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를 이행해왔다.
라비가 설립한 힙합 레이블 그루블린 소속으로 활동한 나플라는 2021년 2월부터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구씨 시나리오에 따라 우울증 등을 호소하며 병역 면탈을 시도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구씨는 나플라에게 "극단 선택 충동을 느끼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거짓 행세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플라는 정신질환을 이유로 복무중단 신청을 반복했으며, 141일간 출근한 것처럼 허위로 기록을 꾸미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플라는 2019년 대마초 흡연 혐의로 기소 유예 처분을, 2020년 또다시 대마초 흡연 혐의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력도 있다.
앞서 검찰은 라비와 나플라에게 각각 징역 2년,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한 바 있다.
한편 그루블린 공동대표 김모씨도 이들의 병역 비리에 공모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160시간 사회봉사 명령도 내려졌다.
나플라의 출근부 등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서울지방병무청 병무지도관 A씨와 서울 서초구청 민방위팀장 B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실무자였던 서초구청 주무관 등 3명은 선고가 유예됐다.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