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사이드 - 프라이버시 해킹

2023-06-14 (수)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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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의 모든 부분이 디지털화된 중국에서 10억명의 개인정보가 해킹으로 유출됐다고 한다. 물론 중국 당국이 그런 사실을 인정할 리는 없겠지만 유출 의심을 받고 있는 빅테크 대기업인 알리바바를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치잉’은 중국 진나라 시절 있었던 군사조직의 명칭으로 현대판 중국 해킹 그룹이라고 한다. 이는 분명 중국 정보가 스폰서한 조직일 것이다. 이 조직이 한국인들의 모든 사생활 데이터 해킹 작전을 펼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실제 한국 기관들에 대한 공격을 했고, 자신들이 해킹한 데이터라며 자랑하는 글을 올렸다.

Anonymous라는 이름의 서양 해킹 조직처럼 해킹 성공을 떠벌리고 나선 것이다.
홈페이지는 해킹된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을 포함 12개 홈페이지가 해킹되었다고 밝혔다. 한국 모 금융업체가 보유한 10만 건이 넘는 개인정보도 유출됐다고 한다. 정보통신서비스 가입자의 개인정보 유출 10건 중 9건은 해킹에 의한 결과라고 한다.


몇 년 전 한국 국회조사에 따르면 한국내 총 159개 사이트에서 2300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1개 사이트당 14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이다. 카카오톡 그룹의 관계사 중에 해킹이 원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블록체인 전문 개발사인 그라운드원 통제하의 클라우드 기반 문서관리 시스템과 고객 개인정보가 해킹되었다고 하니, 자신의 개인정보의 안전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것이다.

나의 소중한 개인정보를 타인과 공유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남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우리가 매일 쓰고 있는 카카오톡의 해킹을 방지하고 개인 정보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카톡 해킹 예방을 위해 주기적으로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연결된 이메일의 비밀번호도 수시로 변경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카카오 본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 유출은 불가능하다고 말하지만, 카카오톡 오픈채팅 이용자들의 실명이나 전화번호 같은 개인정보가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는 괴담이 있다. 유출된 개인정보만 있으면 이용자들의 모든 채팅내용까지 역추적할 수 있다는데, 이건 웃을 일이 아니다. 익명성에 기반해 이뤄져야 할 채팅이나 투표성향 같은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이 만천하에 공개될 수 있다면 그게 무슨 선진사회일까.

선진국일수록 개개인의 소중한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의 가치로 생각한다. 현대인들은 물질적 풍요 속에서 삶은 윤택해져 가고 있지만, 카톡같은 디지털 문명속에 어쩔 수 없이 갇혀 살다보니 어느 순간 사생활 노출에 대해 둔감해진 것은 아닐까.

사생활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현대사회의 투표행위에서 자신의 선택이 타인에게 공개되는 침해를 받은 경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미 엎질러진 물을 어떻게 담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번 뉴욕한인회장 선거에서 선관위가 모든 투표용지에 일련번호를 인쇄하고 선거인 명부에 유권자가 그 번호를 기입하고 옆에 싸인까지 하게 만들었다. 이건 정말 무지, 무능을 떠난 비문명적 시민의식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그것을 알고도 거의 대다수가 불평을 하지 않고 그 지시대로 자신의 프라이버시 권리를 저버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따라 했다는 점이다.

비인권사회인 북한같은 곳에서나 있을 법한 사생활 침해에 대해 모두 그러려니 하면서 따랐다는 사실이 좀 놀랍다. 그렇게 순응한 사람들 중에 어쩌면 고의로 내 성향은 대놓고 이렇다 하고 공개화하기를 원했다면 상관없다. 선관위는 이번 기표용지를 반드시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파쇄하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단단히 준비를 해야 옳을 일이다.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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