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발언대 - 우리 가정 뉴욕한인회장 투표

2023-06-14 (수) 권태진/전 뉴욕한인변호사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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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한인회장 선거가 확정된 후 아내가 뉴욕한인회장 후보자 중 누구에게 투표를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양 후보가 모두 아주 좋은 후보자라 결정하기 어렵다고 대답했다. 우리 부부는 각자 원하는 사람에게 투표하기로 결정했다.

선거일 아침 롱아일랜드 투표장에 도착하여 투표할 때까지 우리 부부는 의사 표시를 하지 않았다. 투표가 끝나고 차에 오르면서 아내에게 물었다. 아내는 기호 1번 김광석 후보에게 투표를 했다고 대답했다. 아내와 반대로 나는 기호 2번 강진영 후보에게 투표했다.

나는 이번 한인회장 후보자 선택이 참으로 어려웠다. 미국시민이 된지 거의 50여년이 되어가면서 각종 선거에 투표를 해왔다. 후보자 선택은 처음부터 명확하여 선택에 어려움이 없었다.


기호 1번 한인 1세 김광석 후보는 뉴욕한인봉사센터 회장으로 30여 년간 한인사회를 위해 일해온 사회복지관계 베터란이다. 봉사센터 경험을 살려 한인회를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반면 기호 2번 한인 2세 강진영 후보 이력을 보면 4년 이상을 나소카운티 검사로 일했으며 한인회 이사로 봉사했기 때문에 한인회장으로서 손색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번 한인회장 선거가 1세와 2세의 대결, 노장과 패기의 젊음간의 대결이라고 언론에서 보도했다. 꼭 그렇지는 않다. 한인회는 1세가 회장이 되어도 2세들 도움이 필요하며 2세가 회장이 되면 아직은 1세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김광석 당선인은 봉사센터의 운영에 2세들을 등용하여 잘 교육시켜 왔기 때문에 2세들과의 소통이 잘될 것으로 생각했다. 강진영도 1세들의 많은 참여와 도움을 받은 찰스 윤 전 회장 밑에서 많은 것을 배웠을 것으로 생각했다.

한인회를 1세가 계속 맡아야 하는가, 2세에게 넘겨야 하는가 이것이 나의 결정의 핵심이 되었다. 이 문제를 두고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인회가 1세에 의하여 운영됨으로써 아직 한인사회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2세들의 발판을 다져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한편 미숙하지만 젊은 세대에게 넘겨 훈련을 하게 하는 것도 한인회의 장래를 위해 좋을 것으로도 생각이 되었다. 나는 이번 선거가 김광석 당선자의 압도적 승리를 예측하고 있었다. 선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1세이며 김 당선인은 한인 1세들을 위한 봉사 활동에 30여년을 보내왔다.

더욱이 선거후보 자격 논란에 휘말려 후보자 자격을 박탈당할 때부터 이미 김 후보가 선점을 차지하게 되었다. 김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강 후보에게 표를 준 것은 2세들이 한인사회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한인사회를 이끄는 훈련 기회를 가질 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강진영 후보에게 감사한다. 2세로서 한인사회를 위해 일하고자 하는 열정과 관심은 칭찬받을 만하다. 김광석 당선자에게 축하를 보낸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사회봉사 위한 교육을 받고 30년간 그 배운 것을 실천한 김 당선자는 한인회 역사상 중요한 시기에 성공적인 한인회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확신한다.

<권태진/전 뉴욕한인변호사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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