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이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03.27 [스타뉴스]
배우 유아인이 결국 검찰로 넘겨졌다. 지난 2월 LA에서 귀국하자마자 첫 마약 관련 검사 및 조사를 받은 지 242일만이다.
유아인은 9일(이하 한국시간) 7종 이상의 마약을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유아인은 앞서 알려졌던 마약류인 코카인 프로포폴 케타민 대마 졸피뎀 이외에도 향정신성의약품 미다졸람과 알프라졸람까지 투여한 것으로 확인됐고 경찰은 유아인의 의료기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마약을 투약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은 유아인을 비롯해 미대작가 최씨 등 유아인 주변인 8명, 의사 10명 등 의료 관계자 12명까지 총 21명을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으며 해외로 도피한 유아인 지인 A씨를 제외한 18명에 대해 순차적으로 송치한다는 방침이다.
유아인의 마약 혐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프로포폴 상습 투약이 의심되는 51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하는 과정에서 처음 덜미가 잡히며 충격을 안겼다.
당시 식약처는 유아인이 지난 2021년 1월 4일부터 12월 23일까지 총 73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약한 정황을 포착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이후 지난 2월 5일 지인들과 미국 여행을 다녀온 유아인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신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고 즉각 마약 검사 간이 키트는 물론, 모발과 소변 검사도 진행했다.
결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정 결과 유아인의 모발, 소변 등에서 프로포폴, 대마, 코카인, 케타민 등 마약류 성분이 검출되면서 사건이 급속도로 커져갔다. 조사 결과 유아인은 2021년 초부터 여러 병원을 돌며 프로포폴을 수시로 처방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1년간 무려 73차례, 합계 투약량은 4400ml로 산술적으로는 한 달에 6회꼴로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3월 유아인의 실거주지인 한남동 자택에 수사관들을 보내 관련 증거물을 확보한 데 이어 유아인의 주민등록상 주소지인 이태원동 자택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며 유아인 매니저와 지인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냈고 유아인은 3월 27일 피의자 신분으로 첫 경찰 소환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사진=유아인
3월 27일 오전 9시 20분 출석해 12시간 넘게 조사를 받은 유아인은 "불미스러운 일로 이런 자리에 서서 그동안 저를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께 큰 실망을 드리게 된 점 깊이 반성합니다"라며 "수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내용들을 직접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개인적으로 저의 일탈 행위들이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자기 합리화 속에서 잘못된 늪에 빠져있던 것 같다. 입장 표명이 늦어진 부분에 대해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그런 저를 보시기 많이 불편하시겠지만 저는 그런 순간들을 통해 그동안 제가 살아보지 못한 더 건강한 순간들을 살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싶다. 실망드려 정말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 과정에서 유아인은 2차 조사 직전 수많은 기자들을 확인하고 돌연 출석을 하지 않으며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그리고 유아인은 첫 조사 이후 약 2개월 만인 5월 16일 오전 9시 2번째 경찰 소환 조사를 받았고 역시 21시간 밤샘 조사를 마감했다. 이후 경찰은 유아인이 혐의 부인과 증거 인멸 우려 등이 있다며 결국 구속영장까지 신청, 5월 24일에는 처음으로 법원으로 향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까지 받고 포승줄까지 차면서 유치장으로 향했지만 법원은 "범행과 관련된 증거들은 이미 상당수 확보됐으며 피의자도 기본적 사실관계 자체는 상당 부분 인정하고 있고. 대마 흡연을 반성하고 있으며 코카인 사용은 일정 부분 다툼의 여지를 배제할 수 없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라고 밝히며 구속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시민이 페트병을 던지는 등 여론의 공분은 매우 커진 상태였다.
한편 이번 경찰 조사 및 검찰 송치를 통해 유아인의 배우로서 복귀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먼저 유아인 소속사 UAA는 이번 사건이 불거진 직후 "관련한 모든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며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소명할 예정이다.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유아인은 올해 넷플릭스 영화 '승부',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 영화 '하이파이브' 등 총 3편의 촬영을 마쳤고 '지옥2' 또한 6월 촬영을 준비 중이었던 만큼 출연작들이 굵직했었다.
'종말의 바보'는 지구와 소행성 충돌까지 200일, 눈앞에 예고된 종말을 앞두고 혼란에 빠진 세상과 남은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로, 유아인을 비롯해 안은진, 전성우, 김윤혜 등이 출연했고 '승부'는 스승과 제자이자, 라이벌이었던 한국 바둑의 두 전설인 조훈현(이병헌 분)과 이창호(유아인 분)의 피할 수 없는 승부를 그린 영화로, 유아인은 실존 인물인 이창호 9단 역을 맡아 연기했다. 두 작품 모두 올해 개봉을 앞뒀지만 유아인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면서 넷플릭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짧게 밝히는 등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여기에 우연히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초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하이파이브' 역시 후반 작업을 거친 후 개봉 시기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며 배급사 NEW 또한 "아직 개봉일이 확정된 상태는 아니었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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