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발언대 - 뉴욕한인회가 사는 길

2023-06-07 (수) 김성준/대뉴욕지구 보험재정협회 상임이사전 평통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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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5월 31일로 임기가 끝난 37대 뉴욕한인회장 찰스윤이 주도하는 정상회 위원회가 38대 회장 선거를 변종덕 전직회장단을 중심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의 합류아래 실시하고 있다.

특정후보를 자격미달로 탈락시켰다가 빗발치는 여론의 압력에 못이겨 다시 선거를 치르게 된 것과 비정상을 초래한 정상화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가 선거 주도권을 가지고 대치하다가 비상대책 위원회가 대의를 위해 주도권을 양보하고 선거를 치르기로 한 저간의 사정은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알려진 바와 같다.

기호 2번 후보는 38세의 이민 2세대의 유능한 법률가로 알려졌다. 들리는 말에 미국정계에 진출하기 위한 디딤돌로 30만 동포사회(인구조사에 의하면 뉴욕 15만, 뉴저지 10만, 커네티컷 5만 등으로 30만)의 대표단체인 대뉴욕한인회 회장이 되고자 한다는 말을 들었다.


참 좋은 생각이다. 과거 회장 후보들은 대뉴욕한인회 회장직을 한국정계에 진출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은 것과 대조가 된다.
대뉴욕한인회 회장직이 반드시 미국 정계진출의 필요조건은 아니지만, 여하간 그 꿈이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인사회를 위해서 봉사한 경력이 없다는 것이다.
기호 1번 후보는 67세의 이민 1세대로서 지난 30년간을 KCS와 함께 KCS를 위해서 청춘을 불태우고, 마지막에는 미련 없이 기호 2번 후보와 같은 2세들에게 경영권을 넘겨주었다.

린다 이 시의원은 경영권을 이어받은 2세 가운데 한 사람이다. 63년이나 된 대뉴욕한인회는, 수명이 다 된듯 시대의 변화와 동포사회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고, 상징적 대표성에 안주하며, 뉴욕한인회에 주어진 동포사회에 실질적 봉사를 제공하는 일을 KCS같은 비영리 커뮤니티 봉사단체들, 여러 지역한인회, 각종 직능단체, 여러 향우회 등등에 내어주고 말았다.

그 결과 오늘날 대뉴욕한인회 사무실에는 전화 받는 직원이 한 사람 있을 뿐이고, 회장은 파트타임이어서 일반 동포들이 만나보기 매우 어려운 지경이다.

KCS는 1년 365일 동포사회에 실질적 이익과 봉사를 제공하고 있다. 수십 명의 직원들이 수천 명의 한인들에게 즐거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서비스를 받은 한인들은 여러 모양으로 동포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여러 지역한인회 및 각종 직능단체들은 각각 협의회를 결성하여 동포사회의 여러가지 이슈들에 대해 공동으로 대처하고 있다. 대뉴욕한인회가 외딴 섬처럼 고립된 모양새다.
대뉴욕한인회는 상징적 대표성을 유지할 뿐, 그 대표성의 중요성에 맞는 역할을 못하고, 2년제 회장선출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동포사회가 필요한 것은 우두머리가 아니고 실질적 이익과 봉사를 제공하는 대뉴욕한인회인데 말이다.


주지사나 뉴욕시장을 뽑는 것도 아닌데, 30만 동포들을 상대로 다수 득표를 해야 당선이 되므로, 기호 2번 후보와 같은 2세들의 미국 정계진출에 써야할 비용을 지난 수십 년동안 대뉴욕한인회 우두머리를 뽑는데 낭비하고 있다.
이번 선거가 동포사회를 동원하는데 드는 비용과 헛된 노력을 하는 마지막 선거가 되기를 바란다.

기호 1번 후보는 지난 30년간 KCS를 통해서 터득한 지식과 경험으로, 수명이 다해가는 듯한 대뉴욕한인회를 재건하는 것을 마지막 인생의 목표로 삼았다.
당선이 되면 임기 2년동안 풀타임으로 뉴욕한인회의 재건을 위해서 전력투구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기호 2번 후보가 궁극적으로 미국 정계진출의 꿈을 이루기를 바라지만, 이번 선거가 대뉴욕 한인회 역사상 가장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기 때문에 기호 1번 후보가 당선되기를 희망한다.

<김성준/대뉴욕지구 보험재정협회 상임이사전 평통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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