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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세 정원사, 부처님오신날 법요식 앞당겨 봉행

2023-05-25 (목)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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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세 정원사, 부처님오신날 법요식 앞당겨 봉행
산호세 정원사, 부처님오신날 법요식 앞당겨 봉행

북가주 한인사회의 무게중심도 세월 따라 변해왔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이스트베이로 실리콘밸리로, 혹은 집값을 따라 혹은 직장을 따라. 산호세 정원사(주지 지연 스님)는 실리콘밸리지역 한인사회가 본격 형성되기 시작하던 1980년대 중후반에 뿌리를 내렸다. 샌프란시스코 여래사의 주소지(샌브루노)가 샌프란시스코 아니듯 산호세 정원사 주소지(서니베일) 역시 산호세 아니다.

주지는 지연 스님. 30년을 바라보도록 이곳 주지소임을 맡은 까닭에 꽤 오랜 북가주 한인불자들 중에서도 그를 정원사의 창건주 겸 주지로 아는 경우가 흔하다. 설악산 신흥사 출신인 지연 스님은 초대 홍선 스님과 정윤 스님을 거쳐 1990년대 중반에 정원사와 인연을 맺었다.

지연 스님은 한국불교문화계에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어 북가주 한인불자들에게 범패나 승무 등 수준높은 불교문화공연을 선사한 것 등이 주로 얘기되지만 어지간한 불자들에게 잘 보이지 않고 잘 들리지 않는 스님의 진면목은 지극정성 염불과 기도다. 지금은 타주로 이주한 한 보살은 북가주에 살 때 “참 목소리도 좋으시고 요령도 잘 흔드셔서 지연 스님의 낭랑한 염불을 들으면 힐링이 되는 것 같아 다니던 절 몰래 정원사 법회에 참가하곤 했다”고 말했을 정도다. 더욱 놀라운 건 무려 20년 넘게 해온 지장기도다. 21일(일) 현재 7335일째다. 30년 만일기도 중 7부능선을 훌쩍 넘었다.


지연 스님이 최근 몇달동안 정원사를 효원 스님에게 맡겨두고 한국에 머물렀다. 머물다 열흘 전쯤 왔다. 와서 한숨 돌리자마자 대사를 치렀다. 21일 봉행된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회다. “마음의 평화 부처님 세상”을 내건 올해 초파일이 모처럼 토요일(27일)이라 대부분의 한인사찰들이 27일 봉축법회를 봉행하기로 했지만 정원사는 스님의 뜻에 따라 21일에 메인법회를 봉행한 뒤 27일에는 사시불공을 봉축불공으로 대체할 참이다.

붙박이 신도회장 김정현 거사를 비롯해 40명 가까운 신도들이 함께한 가운데 봉행된 봉축법회에서 신도들이 차례로 아기부처 정수리에 청정한 물을 부어주는 관불의식을 마친 뒤 지연 스님은 “지장기도가 벌써 얼마되신지 아세요? 2002년 4월 20일날 했으니까 딱 오늘로 7335일째 하는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그런 도량에 와서 불을 밝히고 부처님께 참배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어요… 여러분이 무량한 복이 있어서 그렇다”고 자긍심을 띄워줬다.

그러면서 스님은 휑했던 초기 정원사를 상기시키듯 “과거현재미래의 일곱부처님이 모셔진 곳, 그리고 (마당에 모셔진) 미륵부처님이 저렇게 원대하게 계시는 그런 도량에 왔다는 것만 해도 여러분들의 업이 녹여진다”며 “업은 그저 부처님을 믿는다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니다, (기도와 신행 등으로) 그 업을 녹이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니 저녁 7시에 기도하고 8시에 제등행렬 하니까 바쁘지 않은 사람들은...” 동참하라고 권유했다. 신도들은 박수로 답했다. 스님은 걸어나오면서 “그러니까 부처님이 만일기도 하라고 나를 이렇게 보내줬다”고 말해 신도들의 보너스 웃음을 유발했다. 법회 뒤 신도들은 정성들여 준비된 공양을 들며 화기애애 안부와 지극정성 불심을 나눴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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