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미네이터 주지사’로 여야 잠룡 평가 “디샌티스 너무 보수적”
아널드 슈워제네거[로이터=사진제공]
영화 '터미네이터'의 스타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75)가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더는 출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슈워제네거는 16일 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터미네이터 영화 시리즈는 끝내는 것이냐는 질문에 "시리즈는 끝나지 않았지만 나는 끝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터미네이터에 대해 다른 주제로 나아가기를 원하고 있다는 크고 분명한 메시지를 받았다"며 "누군가가 멋진 아이디어를 들고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슈워제네거는 "터미네이터 덕분에 성공한 만큼 시리즈에 항상 애정을 두고 있다"며 "처음 3편은 대단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4편은 주지사로 있을 때여서 참여하지 못했다. 5편(터미네이터 제니시스)과 6편(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은 잘 매듭짓지 못했는데 잘 쓰인 이야기가 아니어서 그렇게 될 걸 알았다"고 말했다.
슈워제네거는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상징하는 그의 명대사 "아윌 비 백(I'll be back, 다시 돌아오겠다)"의 뒷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아윌(I'll)'이라는 발음이 어색해서 대사를 '아이 윌 비 백(I will be back)으로 바꾸자고 감독인 제임스 캐머런에게 제안했으나 캐머런 감독은 자신이 쓴 각본을 바꾸기를 거절했다.
슈워제네거는 "캐머런 감독은 대신 카메라가 돌아가는 동안 '아윌 비 백'을 열 번만 해보라고 해서 (단호하게) 아윌 비 백, (기쁜 듯이) 아윌 비 백, (쉰목소리로) 아윌 비 백 이렇게 (다양한 톤으로) 반복했다"며 "좀 바보 같았다"고 돌아봤다.
이후 영화가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자 뉴욕 센트럴 파크나 아스펜의 스키장 등등 곳곳에서 마주친 팬들이 "그 대사를 말해달라"고 요구하곤 했다고 슈워제네거는 즐겁게 회상했다.
그는 은퇴할 생각은 아직 없다면서 "여전히 매일 운동을 하고 자전거를 타며 영화를 만든다. 쇼 비즈니스는 내 삶의 또 다른 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2003∼2011년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정치인이기도 한 슈워제네거는 이번 인터뷰에서 여야 잠룡들도 언급했다.
자신과 같은 공화당으로 조만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전망되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두고는 "그가 코로나19와 관련해 취한 몇몇 조치에 반대한다"고 다소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슈워제네거는 "내가 누구라고 평가하겠나. 그건 플로리다 주민들이 할 일"이라면서도 "내 스타일은 다르다. 그(디샌티스)는 내가 보기에는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가 형편없다고 생각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는 그저 내 스타일이 아닐 뿐"이라고 덧붙였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백신과 마스크 의무화 정책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또 '리틀 트럼프'로 불릴 정도로 성 소수자, 이민, 낙태, 총기 소지 관련 정책에서 강경 보수 행보를 보여왔다.
민주당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대선에 출마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는 지적에 슈워제네거는 "(그의 대선 출마는) 당연한 일이다. 큰 주의 주지사라면 누구나 (대선에) 도전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뉴섬 주지사의 성과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는 "주지사를 해본 입장에서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 때문에 비판하고 싶지 않다. (주지사로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나라면 (뉴섬 주지사와는) 다르게 일하겠지만 그건 내가 공화당원이므로 당연히 다르게 운영하는 것"이라며 "그가 내 방식으로 하지 않는다고 비판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