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트부산 2023’ 폐막
▶ 수억원대 작품 솔드아웃, 젊은층 입소문 신진작가 두각
“작년만큼은 사람들이 몰리지 않았어요. 다만 젊은 관람객이 눈에 띄게 많아졌네요.”
올해 미술품 시장의 방향을 가늠할 잣대가 될 ‘아트부산 2023(ART BUSAN 2023)’에 참여한 한 갤러리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경기 침체로 투자 열기는 위축 됐으나 젊은 애호가를 중심으로 관심은 여전히 뜨거웠다는 평가다.
지난 5~7일 진행된 아트부산 2023에서는 어린아이까지 함께하며 가족 단위로 방문한 젊은 미술품 소비자의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젊은 ‘큰 손’의 방문 덕에 대형 화랑 부스는 첫날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국제갤러리는 첫날 7억 원이 넘는 단색화 거장 하종현의 작품이 판매됐다.
5일부터 입장한 일반 관람객의 구매도 이어졌다. 2018년 참여를 시작으로 6회째 참여한 탕 컨템포러리는 개막 3일 차에 전시 작품을 모두 판매했다. 갤러리 초이앤초이에서는 태국 기반의 한 컬렉터가 매튜 스톤의 작품 8점을 모두 구매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중소형 갤러리 부스에서는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유명세를 얻은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속속 팔려나갔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은 작가의 작품을 다수 출품한 프린트베이커리갤러리(PBG)는 최혜지, 김선우, 청신, 유야 하시즈메의 작품 등 다수의 작품을 모두 판매했고,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갤러리 확장 소식을 전한 페레스 프로젝트 역시 젊은 해외 작가들이 작품을 다수 팔았다.
이번 행사에서는 지난해 주요 아트페어마다 등장하던 ‘오픈런’은 연출되지 않았다. 자산 시장 전체가 글로벌 경기침체로 위축된 탓에 너도나도 미술품을 사던 분위기는 다소 사그러든 것으로 보인다. 갤러리들은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수억 원대를 호가하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보다는 수천 만원 대의 작품을 주로 출품했다.
이런 기획은 오히려 전시장을 찾은 자본 여력이 있는 젊은 컬렉터의 지갑을 여는 효과로 이어졌다. 독일의 신진작가 세실 렘퍼트의 단독 전시를 선보이고 있는 이아(IAH) 갤러리가 출품한 작품이 모두 판매되는 등 취향 중심의 구매가 이어짐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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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