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종혐오 총기난사 참극… 한인 일가족 4명 사상

2023-05-0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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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텍사스주 앨런 아웃렛서 한인부부·3세아이 희생

인종혐오 총기난사 참극… 한인 일가족 4명 사상

한인 일가족 4명 등 총 16명의 사상자를 낸 텍사스주 앨런 아웃렛 총기난사 현장에서 사건 다음날인 7일 주민들이 십자가와 꽃다발을 놓으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로이터

백인 우월주의를 신봉하는 극단주의자의 ‘인종혐오’ 총기난사로 또 다시 무고한 인명 8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특히 이번 사건의 피해자에는 한인 일가족 4명이 포함돼 충격을 주고 있다.

아웃렛 샤핑에 나섰던 한인 일가족 4명이 무차별 총격에 부부와 3세 아이가 사망하고 5세 아이는 중상을 입는 비극이 발생한 것이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총기난사는 토요일인 지난 6일 오후 3시36분께 텍사스주 달라스 외곽의 소도시인 앨런의 프리미엄 아웃렛 샤핑몰에서 발생했다.

한 괴한이 AR-15 소총과 수백발의 탄창으로 무장하고 방탄조끼까지 착용한 채 은색 세단 승용차에서 내려 샤핑몰에 몰려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100발 이상의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당시 이 샤핑몰에 다른 신고로 출동해 있던 경찰관이 현장으로 즉시 달려가 총격점과 교전을 벌인 끝에 사살했다. 총격범까지 포함하면 사망자는 총 9명이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총격범의 신원은 올해 33세의 모리시오 가르시아로 확인됐다고 AP통신이 7일 전했다. NBC 뉴스는 총격범이 소셜미디어에 네오나치를 신봉하고 백인 우월주의를 주장하는 수백건의 글을 게시했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총기난사 사건으로 현장에서 6명이 숨지고 부상한 9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이 가운데 2명이 곧 사망했고 7명이 현재 수술 등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 3명은 아직 위중한 상태라고 경찰은 전했다.

이와 관련 달라스 지역 한인 언론 달코라 닷컴에 따르면 사망자 중에는 한인 조규성(37)·강신영(35)씨 부부와 이들의 3세된 아이가 포함됐다.

이들의 또 다른 자녀인 5세 아이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달코라 닷컴은 변호사인 남편 조씨와 치과의사인 아내 강씨가 주말을 맞아 자녀들과 함께 아웃렛 샤핑에 나섰다가 참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달라스 영사관 출장소의 한 관계자는 7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경찰 당국으로부터 한인 사망자에 관한 공식적인 신원을 통보받지 못한 상황”이라며 “영사관도 구체적인 사건경위와 희생자들의 신원을 파악 중에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릿저널(WSJ)은 현장에서 100발 이상의 탄피가 발견됐다고 한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당국은 또 총격범이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되는 호텔을 수색해 탄약을 추가로 발견했다.

목격자들은 어린이를 포함한 다수의 희생자를 봤으며, 경찰관과 샤핑몰 경비원 등이 의식 없는 상태로 쓰러진 모습도 목격됐다고 AP통신에 전했다. 실제 샤핑몰 통로 곳곳에는 흰색 천으로 덮여있는 시신이 여러 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후 소셜미디어에는 총격범이 쇼핑몰 밖에 주차한 차량에서 내려 곧바로 인도에 선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확산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하던 이가 차를 몰고 현장을 떠날 때까지 총 30∼40발가량의 총성이 녹음됐다. 순찰차 30여대가 상가 입구를 막아서고, 구급차가 여러 대 출동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공개됐다.

한 옷가게에 있던 폰테인 페이튼(35)은 “쓰고 있던 헤드폰을 뚫고 총소리가 들려왔다”며 “직원들 안내로 탈의실 안쪽 에 숨어있다가 나올 때 매장 문틈으로 피가 흐르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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