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상 후보 헬렌 박 “공연 계속하라는 격려처럼 느껴져”
뮤지컬 ‘K팝’ 작곡가 헬렌 박(맨 오른쪽) [연합뉴스 자료사진]
브로드웨이 연극·뮤지컬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한국계 작곡가 헬렌 박은 "우리 팀원 다수는 뮤지컬 'K팝'에 8년간 공을 들였다. 모두가 쏟아부은 힘든 노력을 인정받고 축하를 받은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3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헬렌 박은 전날 오전 토니상 후보에 올랐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을 때까지도 뉴저지주 자택의 침대에 누워있었다고 한다.
브로드웨이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 작곡가인 그는 공동으로 'K팝'의 작곡과 작사를 맡았던 맥스 버논과 함께 음악상 후보 명단에 포함됐다.
헬렌 박은 인터뷰에서 "그 뉴스를 들으면서 일어나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었다"면서 자신의 브로드웨이 경험과 아시아계 미국인의 경험을 녹여낸 작품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우리 작품은 정말로 아시아계 청중을 대변한다. 이민자로서 두 문화 사이에 놓인다는 경험을 대변하는 것"이라면서 "난 그런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고 나 자신도 그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작중 혼혈 캐릭터인 '브래드'가 부른 노래를 아들이 좋아했다는 이야기에 "아들도 혼혈이다. 난 미국과 한국 문화 양쪽에 속해 있고 두 언어를 다 할 줄 알지만, 때로는 내 자신의 언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라고 토로했다.
지난해 11월 브로드웨이에서 막을 올린 이 작품은 44회의 프리뷰 공연과 17회의 정규 공연을 끝으로 두 달도 안 돼 조기 종연했다.
이와 관련해 "난 아직도 공연 폐막 때문에 괴롭다. 이 공연을 보러 왔던 모두가 정말로 좋아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 "그건 K팝 스타들과 한국인 공동체 사이에서 그 장르와 다양한 이야기를 기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헬렌 박은 "개막한 뒤 이 작품을 향해 커지는 사랑과 잠재력을 목격할 수 있었다. 공연을 이어가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사실은 매우 괴롭다"라며 조기 종연을 아쉬워했다.
'K팝'을 브로드웨이 무대에 다시 올릴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누군가 원한다면 난 절대로 '노'(No)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K팝'이 여러 언어와 문화에 걸쳐 사랑받은 이유가 많다. 우리는 그걸 포착하고 싶었고 이번에 (토니상 노미네이트로) 인정받은 것은 공연을 계속하라는 격려처럼 느껴진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각자의 문화와 이야기를 더 진짜처럼 묘사할수록 브로드웨이의 지평이 더 풍부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