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사이드 - 복수국적 개정안 1주년에

2023-04-26 (수) 여주영 고문
크게 작게
세상은 다중국적으로 복수국적을 유지하게 허용하는 나라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아직도 한국은 쉽지 않은 나라다. 공항에서 보면 여러 나라 여권을 들고 있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럼에도 한인들 가운데는 아직도 한국 국적 회복의 장점에 대해 묻는 사람들이 꽤 있다.

세계인권선언 제15조의 규정에 따르면 한국 여권 파워는 랭킹 최상위 국가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국가 여행이 가능하다. 실제로 미국도 가지 못하는 나라에 한국은 갈 수 있다고 한다.

현재 한국은 65세 이상 외국 국적 동포의 국적 회복에 의한 복수국적 취득을 허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위 한인들이 꾸준히 복수국적자 신청을 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렇다고 폭발적인 인구증가로 이어지는 것 같지는 않다. 예를 들면, 2017년 한해 한국국적 회복자가 2,775명에 달한다는 통계가 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복수국적 취득 대상은 1. 혼인귀화자
2. 특별한 공로가 있거나 우수 외국인재로서 귀화 허가를 받은 사람
3. 국적회복 허가를 받은 자 중 특별한 공로가 있거나, 우수 외국 인재로 인정되는 사람 4. 해외 입양인으로서 국적회복 허가를 받은 사람
5. 고령(65세)의 영주귀국 동포로서 국적회복 허가를 받은 사람 등이다

한국은 이제 드디어 재외 동포청을 신설하려고 한다. 이와 관련, 지난해 국민의힘당 김석기 국회의원이 발의한 국적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생각난다. 이 개정안은 외국시민권을 따고 예를 들어 미국에서 거주하다 한국국적 회복 허가를 받는 복수국적 연령을 현행 만 65세 이후에서 만 55세 이후로 하향 조절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안이 원래 65세로 정해졌던 이유는 교포들이 한국에 나가 한국인들의 일자리를 잠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재외동포위원장인 김석기 의원은 지난해 4월 '국적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하면서, 은퇴 시점인 만 65세부터 복수국적을 허용하는 것이 과연 한국에 큰 이익을 가져다줄까라는 의문을 제기했었다. 오히려 더 일찍 나가서 양국 국적을 가지고 경제 활동에 시동을 걸게 해주면 재외동포들이 한국 경제에 더욱 기여하게 되지 않을까.

외국 국적 한인들이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는 연령을 55세로 낮추자는 내용의 국적법 개정안은 이미 자유한국당 시절부터 상정되긴 했었다. 복수국적자의 최소 연령을 55세로 하향 조정하여 재외동포들이 보다 세계화되는 한국의 미래에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들자는 합리적인 국적제도를 도모하는 것이다.

이번에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여러 가지 새로운 정책을 펼쳐야 하는 외교적 책임과 사명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에 국익을 위해 열심히 뛰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기회 해외 동포들이 원하는 것도 무엇인지 귀를 기울여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여주었으면 한다.

가장 절실했던 것은 해외 동포청 신설이었다. 다행히 이를 적극 반영해 현재 어느 지역에 신설하느냐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하니 조만간 현실화될 것이다.
또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복수국적에 대한 적법 연령이다. 이는 경제 활동을 마치고 은막 뒤로 물러나는 65세보다는 아직 왕성한 활동이 가능한 55세로 낮추어 미주 한인들이 한국과 미국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

그렇게만 되면 머지않아 범죄 기록이나 병역법 위반 등의 혐의가 없는 한인들이 55세부터 복수국적으로 한국에서 피선거권을 가지고 정계에 진출하는 날도 곧 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선진국인 미국의 민주주의를 제대로 보고 배운 한인들이 한국 정계에 많이 진출해 한국 정치 문화 발전에 기여한다면 한국의 미래는 더욱 밝고 풍요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여주영 고문>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