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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 은메달만 4개…한국 피겨 르네상스 열리나

2023-03-2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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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준환·이해인 동반 준우승…주니어 신지아·임해나-취안예조도 은메달

▶ 2026 올림픽 메달 가능성 모락모락…경제적 지원 늘려야

세계선수권 은메달만 4개…한국 피겨 르네상스 열리나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 획득한 이해인 [로이터=사진제공]

차준환(고려대), 이해인(세화여고)의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동반 은메달 획득은 한국 피겨사(史)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성과다.

세계선수권대회는 올림픽 다음으로 권위 있는 국제대회로 이 무대에서 시상대에 오른 건 이전까지 김연아(은퇴)가 유일했다.

2020년 전까지는 김연아를 제외하면 10위 안에 든 선수도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박소연(2014년·9위), 최다빈(2017년·10위), 임은수(2019년·10위) 등 단 3명만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유영이 여자 싱글에서 5위에 오르기 전까지는 '톱5'에 이름을 올린 이도 없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이해인이 24일(이하 한국시간)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2023 세계선수권 여자 싱글에서 총점 220.94점으로 은메달을 획득하며 김연아 이후 10년 만에 메달 사냥에 성공했다.

25일엔 차준환이 296.03점으로 은메달을 거머쥐며 한국 남자 선수 사상 최초로 시상대에 올랐다.

남녀 동반 메달을 획득한 건 한국 피겨 역사상 처음이다.

한국 피겨의 성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은 지난달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에서 열린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신지아), 아이스 댄스에서 은메달(임해나-취안예)을 거머쥐었다.


신지아는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은메달을 획득했고, 임해나-취안예 조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해당 대회에서 입상했다.

이 밖에도 한국은 김예림(단국대)이 김연아 이후 처음으로 시니어 그랑프리 금메달과 왕중왕전인 그랑프리 파이널 무대에 진출하는 등 굵직한 성과를 다수 달성했다.

한국 피겨가 현재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올림픽 메달 획득도 꿈은 아니다.

당장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도 입상에 도전할 수 있다.

실제로 차준환이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받은 296.03점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동메달에 해당하는 점수다.

물론,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엔 피겨 강국 러시아 선수들이 참가하지 않아서 메달 획득에 유리한 환경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러시아엔 압도적인 기량을 갖춘 여자 싱글 선수들이 차고 넘친다.

한국 피겨가 차기 올림픽에서 소기의 성과를 얻기 위해선 많은 과제를 풀어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지원 문제다.

한국 피겨는 경제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과를 내기 어려운 구조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등 다른 빙상 종목의 선수들은 실업팀 소속으로 고정 수입을 받을 수 있지만, 피겨는 그렇지 않다.

개인 종목이라는 특성 때문에 각종 안무비와 의상비, 대회 출전비를 사비로 충당하기도 한다.

실제로 경제적인 문제로 꿈을 접는 피겨 유망주는 적지 않다.

2020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남자 싱글 이시형(고려대)도 경제적인 문제로 은퇴 갈림길에 섰다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도움을 받아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한국 피겨가 저변을 넓히기 위해선 다양한 지원책이 수반되어야 한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지난해 처음 시행한 국가대표 진천선수촌 집중 합숙 훈련의 규모를 키우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선수들이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하면 교통, 식사, 거주 문제를 신경 쓰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다.

김예림은 지난해 그랑프리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뒤 "진천선수촌 합숙 훈련으로 큰 도움을 받았다"며 "특히 이동 시간이 줄어들면서 휴식 시간을 확보해 추가 훈련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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