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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또 폭풍…“지겹다 겨울비” 한인들 일상 타격

2023-03-21 (화) 노세희,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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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뭄은 해갈됐다지만 잦은 비에 ‘방콕’ 늘어

▶ 소비패턴 변화에 희비…세차장·건설업 등 ‘울상’

이번주 또 폭풍…“지겹다 겨울비” 한인들 일상 타격

폭우로 인한 홍수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북가주의 래트롭 지역의 모빌홈 주택들이 19일 온통 물에 잠겨 있다. <로이터>

겨울폭풍이 지난 주말에 이어 이번주 초 다시 캘리포니아 전역을 강타한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겨울 우기 동안 겨울 폭풍은 이번 비까지 14번이나 북가주를 찾아왔다. 지겹도록 내리는 겨울 비는 한인들의 일상생활도 변화시키고 있다.

17일과 18일 모처럼 화창한 날씨를 보였던 북가주 지역은 일요일인 19일 오후부터 약한 비가 내린데 이어 20~22일 사이에는 또다시 많은 비가 예상된다고 국립기상청이 밝혔다. 기상청은 특히 21일(화)에는 강한 바람이 몰아치면서 빗줄기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중가주 해안 지역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나 이달초 내린 폭우만큼 강하지는 않다고 예보했다.

총 예상강수량은 산타루시아 산지에 2~3인치, 산타크루즈 산지에 1.5~2인치, 살리나스 밸리와 몬트레이 베이에 0.75~1인치, 대부분 베이지역에 0.5~1인치, EB힐 등 고지대에 최대 1인치이다. 또 산타루시아, 몬트레이와 샌베니토 카운티 내륙산지, 살리나스 밸리 남부에 최대 시속 55~60마일의 돌풍이 예상돼 21일 강풍주의보(Wind Advisory)가 내려졌다고 밝혔다.


샌호아킨카운티 맨티카, 래트롭(lathrop) 지역은 18일부터 폭우로 인한 홍수 피해가 계속돼 대피령이 내렸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동쪽으로 60여 마마일 떨어진 래트롭 지역에서는 물이 범람해 마을이 물에 잠기는 등 재난 상황이 어어지고 있다.

이같이 겨울 폭풍이 이어지면서 지난 12일 서머타임 시작 이후 길어진 낮시간을 활용해 야외활동을 기대했던 한인들은 계획을 접고 일제히 ‘방콕(외출하지 않고 방에만 처박혀 있음을 일컫는 말)’ 모드로 전환했다. 산라몬에 사는 김모(40)씨는 “주말이면 초등학생 아이들과 스포츠 활동을 해왔는데 공교롭게도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날씨가 좋지 않아 집에만 있으려니 아이들이 많이 답답해 한다”고 전했다.

골프와 테니스 등 스포츠를 좋아하는 한인들 역시 불순한 날씨가 야속하기만 하다. 특히 골프 토너먼트 같이 많은 인원이 참가하는 스포츠 행사를 계획 중인 단체나 동호회는 일정을 확정하지 못해 난감한 상황이다.

집에만 있다보니 넷플릭스 등을 통해 신작 K-드라마 몰아보기로 소일하고 있다는 한인들도 적지 않다. 주부 제니퍼 김씨는 “비가 내리면 특별히 할 일이 없어 한번 보기 시작한 신작 드라마를 2~3일 동안 몰아서 보고 있다”면서 “이제는 겨울 비도 지겹고, 드라마 몰아보기도 지겹다”고 하소연했다.
멈출 줄 모르는 겨울 비는 한인들의 소비패턴도 변화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업종별로 희비가 교차한다.

봄철 신상품을 준비했던 의류업계의 타격이 크다. 토랜스에서 여성용 의류 소매점을 운영하는 다이애나 홍씨는 “3월부터 맑고 따뜻한 봄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신상품을 많이 준비해 놨는데 타격이 크다”며 “요즘 상황에 ‘춘래불사춘(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고 울상을 지었다.

세차장과 건설업은 거의 휴업상태다. 놀웍에 익스프레스 카워시를 갖고 있는 황모씨는 “이번 겨울에 세차장을 정상 영업한 날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말했고, 제너럴 컨트랙터인 한모씨는 “잠시 비가 그쳐도 공사를 재개하려면 며칠을 기다려야 하고 기다리다 보면 또 비가 오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설렁탕과 찌개류를 파는 파는 한식당과 사우나에는 따뜻하게 몸을 녹이려는 한인들이 몰려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노세희,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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