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든, “’블랙먼데이 없다’ 예금전액 보호”, 월요일부터 예금인출 정상화*시장은 ‘일단 안도’
▶ SVB 붕괴 이틀 만에 시그니처은행 폐쇄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이틀 만인 12일 또 다른 미국 은행이 폐쇄되며 다른 기업들로 위기가 전염될지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사태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같은 시스템 차원의 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예금주를 보호하기로 하는 등 서둘러 대책을 내놓고 사태 진화에 나섰다.
주말 동안 커진 불안감에 당초 월요일 아시아 증시에서부터 급락세가 연출될 수 있다는 '블랙 먼데이' 우려가 나왔지만, 이날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대체로 강세를 보이고 미국 증시 주요 지수선물도 오르며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기준 미 은행 순위 16위까지 올랐던 SVB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에 기업들의 예치금 인출과 보유자산 매각에 따른 손실로 경영 압박이 가중됐고 결국 지난 10일 파산했다.
SVB 파산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이날 미국 금융 중심지 뉴욕주의 규제당국 금융서비스부(DFS)는 시그니처은행을 인수하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관재인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파산 규모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워싱턴 뮤추얼 은행 파산에 이어 미국 은행 역사상 각각 2위, 3위에 해당한다.
이뿐만 아니라 SVB와 비슷한 규모이며 실리콘밸리 인근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해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VC) 고객이 많은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에서도 뱅크런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국은 SVB 파산에 따른 위기가 다른 기업들로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증시가 문을 닫은 주말 동안 비교적 신속한 대책을 내놓았다.
미 재무부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이날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고객 예치금을 보험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증하고 유동성이 부족한 금융기관에 자금을 대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정부가 구제금융으로 은행을 살릴 경우 '도덕적 해이'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예금주들만 살리는 쪽으로 정부 지원을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날 긴급 성명을 냈다.
SVB 파산 이후 일각에서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급 위기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이날 아시아 주요국 증시 다수가 상승하고 달러 대비 환율은 오히려 내려가는 등 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