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총괄 프로듀서와 하이브, SM 현 경영진과 카카오 동맹의 첫 법적 공방이 열렸다.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유성)는 22일 오전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가 SM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이수만 측 변호인은 8명, SM 측 변호인은 4명이 참석했다.
먼저 이수만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유) 화우(이하 '화우')는 SM과 카카오의 신주 및 전환사채 위법성을 강조, "상법 418조에 의거해 신주를 발행할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우선적으로 신주를 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제3자 배정을 허용한다. 예외를 규정한 상법 418조 2항 충족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 후 목적에 대한 정당성은 물론, 비례 원칙에 입각해서 다른 수단을 검토해본 적이 있는지 명확히 해야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수만 측은 채무자인 SM 측의 답변서가 목적에 대한 정당성뿐 아니라 수단에 대한 정당성 설명, 합리적 설명, 객관적 자료 등을 찾아볼 수 없어 실망스러웠다며 "오직 과거 경영의 잘못만을 지적하면서 마치 이 사건이 선과 악에 대한 대립인 것처럼 잘못된 프레임만 거듭 강조하고 있다. 채무자에 대한 변론은 '채권자가 나쁜 사람이다'라는 프레임을 씌워 쟁점을 흐리게 했다"고 전했다.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다른 말로 표현하면 '기본적으로 대주주로서 채권자의 지위를 인위적으로 박탈하기 위해서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과 다름 없다고 생각한다는 게 이수만 측의 설명이다. 특히 화우는 신주와 전환사채 발행 과정을 한 마디로 "졸속으로 점철된 의사결정 과정"이라면서 그동안 진행된 사건 일지를 약 3주 간의 타임라인으로 정리, "군사 작전처럼 채무자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를 전격적으로 결정하고 발표하고 그 마무리가 신주발행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SM 볍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광장(이하 '광장')은 이수만의 단일 프로듀싱 체제였던 '라이크 기획'이 비정상적이고 부당하게 영업이익을 수취하고 있던 점을 꼬집으며 "국세청, 기관투자자, 국회 등의 끊임없는 시빗거리가 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는 생산에서의 효율성 저하의 문제였기 때문에 적극적인 개선이 필요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가 IP생산과 프로듀싱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한 'SM3.0'이라는 것.
그러면서 SM 측은 현 경영진이 내달 진행되는 3월 정기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사람들이고, 심지어 연임하지 않을 의사까지 표시한 사람들이라는 점,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도 0.33%에 불과하다는 점, 이에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신주발행의 상대방인 카카오는 3월 6일에야 주주가 되므로 지난해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이번 정기주총에서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도 없다. 현 경영진의 경영권 유지를 도울래야 도울 수도 없는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현 경영진, 카카오, 얼라인은 서로 한 팀이라고도 볼 수 없다는 점이다"라고 주장했다.
SM엔터테인먼트 공동 대표이사 이성수(왼쪽), 탁영준
이외에도 광장은 신주발행이 SM에 왜 그토록 절실한 것인지에 대해 "채무자 회사의 시장 내 지위는 과거 1위에서 2위, 3위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기존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단순히 음반을 판매하고 콘서트를 열고 광고에 출연하는 등이었던 것에 비하여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팬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온라인 콘서트를 플랫폼으로 유통하고 메타버스나 NFT도 활용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채무자 회사는 뒤처지고 있고 만회를 위해서는 플랫폼 기업과 제휴가 아주 절실하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YG와 네이버가 자본제휴의 형태로 동맹을 맺은 점, 하이브가 두나무와 7000억에 달하는 자본연합을 결성한 점을 언급하면서 "이는 장기적이고 긴밀한 제휴관계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당연한 움직임이다. 자금 조달 역시 매우 시급하다. 비정상적인 1인 프로듀싱 체제로 인하여 채무자 회사의 생산력은 크게 뒤처진다. 경쟁사가 매년 1~2개 그룹의 아티스트를 데뷔시킬 때 채무자 회사는 2~3년에 1개에 그친다. 그에 따라 경쟁사의 영업이익이 10배 성장하는 기간 동안 채무자 회사는 거의 제자리걸음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약 1시간 가까이 양측의 갈등이 첨예하게 이어진 이후 재판부는 추가할 자료는 서면으로 28일까지 제출할 것을 당부했다.
앞서 SM 이사회는 지난 7일 공시를 통해 SM 지분 9.05%를 카카오에 넘기면서 카카오가 SM의 2대 주주가 됐다고 밝힌 바. SM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123만주 규모(약 1119억 원)의 신주를 인수하고,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114만주(보통주 전환 기준, 약 1052억 원)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그러자 이수만은 화우를 통해 "회사의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 등 회사 지배관계에 대한 영향력에 변동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제3자에게 신주 또는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법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수만 측은 "SM 이사회는 제3자에게 일방적으로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배정함으로써 현 경영진에 우호적인 지분을 확대하고 지배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자 한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이수만은 다음날인 8일 오후 서울동부지방법원에 SM을 상대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접수했다.
22일 하이브는 SM 이수만 창업자 겸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14.8% 지분 인수를 완료하여 SM의 최대 주주가 됐다는 소식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이브 측은 "지난 10일 말씀드린 바와 같이 하이브는 지분 인수 과정에서 SM과 이수만 전 총괄의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했다. SM은 앞으로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갖춘 기업이자 주주 권익을 최우선시하는 기업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