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1세기 5번째 참사로 기록됐다”...튀르키예ㆍ시리아 강진 1주일만에 사망 최소 3만6,000명

2023-02-1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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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2시간 만에 튀르키예 소년 구조…한국구조팀 8명 구조

“21세기 5번째 참사로 기록됐다”...튀르키예ㆍ시리아 강진 1주일만에 사망 최소 3만6,000명

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 키리칸 지역에서 한 소년이 무너진 건물 잔해 더미 위에 앉아 있다. /로이터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에 강진이 덮친 지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이번 참사가 현재까지 21세기 들어 역대 5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현재 집계된 지진 희생자수는 3만6,217명이다. 튀르키예에서 3만1643명, 시리아에서 4574명이 숨졌다.

이는 2004년 스리랑카 지진 때보다 더 많은 사망자이다.


구호ㆍ수습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시리아의 사상자 수는 정부 측 공식 집계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시리아 내 사망자 수를 9,300명으로 추산했다.

규모 7.8과 7.5의 강진이 일어난 지도 일주일이 지나면서 매몰자들이 생존할 가능성이 더욱 줄고 그만큼 사망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에두아르도 레이노소 앙굴로 멕시코국립자치대 공학연구소 교수는 AP 통신에 현시점에서 생존자가 존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지진으로 인해 무너진 건물 내에서의 생존 가능성을 연구한 레이노소 교수는 “잔해에 갇힌 사람은 5일이 지나면 생존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지고, 예외는 있지만 9일 후에는 0%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알렉산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비상계획 교수는 “잔해에서 살아 있는 사람을 구해낼 기회는 거의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지 추운 날씨는 생존 가능성을 더욱 낮추고 있다. 전날 밤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역의 기온은 영하 6도까지 떨어졌다.

현지 언론은 극적인 구조 소식을 계속 전하고 있다.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이날 남부 하타이주 마을에서 13세 소년이 182시간 만에 구조됐다.

튀르키예ㆍ오만 구조팀은 이날 오전 안타키야주에서 매몰된 지 176시간이 지난 여성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가지안테프주의 마을 이슬라히예에서 40대 여성이 매몰 170시간 만에 살아서 돌아왔다.

이 여성이 구조되기 몇 시간 전 아디야만주의 작은 마을 베스니에서도 60대 여성 살아서 잔해 밖으로 나왔다.

한국 긴급구호대는 이날까지 총 8명의 생존자를 구조했으며 시신 18구를 수습했다.
지진 피해 지역을 떠나는 행렬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푸아트 옥타이 튀르키예 부통령은 이날까지 10만8,000채의 건물이 파괴됐으며, 40만명이 피해 지역을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정부의 늑장·부실 대응에 대중의 분노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튀르키예 경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거짓 정보를 토대로 정부를 비난한 이용자 56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번 강진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 중의 하나인 시리아 서북부 반군 지역에 대한 구호는 여전히 차질을 빚고 있다.

유엔 집계에 따르면 시리아에서는 530만명이 거처를 잃었고, 20만명이 피해 지역을 떠났다.

전 세계 각국으로부터 인도주의적 지원을 받는 튀르키예와 달리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시리아는 상당수 국가로부터 직접 원조를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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