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픈AI의 챗봇 인공지능(AI) 챗GPT를 탑재한 검색엔진 빙(Bing)을 공개한 후 스마트폰 앱 다운로드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모바일 분석업체 앱토피아에 따르면, 이달 초 하루 평균 1만 2,000회 수준이던 빙 앱의 다운로드 건수는 지난 9일 10만 2,952회를 기록하며 무려 8.5배 증가했다. 이는 빙이 출시된 지난 2009년 이후 하루 기준 최대치에 해당한다.
앞서 MS는 지난 7일 레드먼드에 소재 본사에서 미디어 행사를 열어 자사 검색엔진 빙에 AI 언어모델 ‘GPT 3.5’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MS의 투자로 전략적 협의를 맺은 미국 스타트업 오픈AI가 선보인 챗GPT의 기반 언어모델로, 최근 전 세계 네티즌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테크 업계는 챗GPT를 접목한 빙이 검색 서비스의 양상을 완전히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주목하고 있다. 채팅과 검색을 결합한 새로운 방식의 검색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 이들 서비스의 골자인데, 예컨대 ‘아이와 가기 적합한 가성비 여행지’라는 키워드로 검색할 경우 빙은 사용자가 원하는 관광지 목록을 자연스러운 언어와 함께 추천하는 방식이다.
오픈AI의 챗GPT가 한층 더 진화할 경우 더욱 다양한 AI 서비스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현재 오픈AI는 오픈소스 방식으로 챗GPT 프로그램이 틀을 공개해 다른 개발자도 챗GPT를 활용한 AI 서비스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오픈AI는 올해 매개변수가 1조 개(추정치)에 달하는 새로운 AI 모델 ‘GPT4’를 출시할 예정인데, GPT4가 공개될 경우 AI 기반 기술과 서비스에 일대 변혁이 일어날 전망이다. 이에 대해 MS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지난 10일 “AI 챗봇의 등장과 AI의 발전이 지금 순간 가장 중요한 혁신이고, 인터넷의 발명만큼 중대한 사건”이라며, “이것이 우리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글로벌 검색시장 93%를 장악해온 구글은 위기를 맞고 있는데, MS의 최근 행보에 맞대응하고자 야심 차게 선보인 AI 기반 검색엔진 ‘바드(Bard)’가 오답을 제시하는 장면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구글은 지난 6일 바드의 기능을 설명하는 영상을 공개한 데 이어 8일엔 프랑스 파리에서 행사를 개최, 텍스트 검색에 AI 챗봇을 도입한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홍보 영상에 등장한 대표 예시 질문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발견을 9세 아이에게 설명하라’라는 문의에 바드는 “제임스웹은 태양계 밖 행성 사진을 최초로 촬영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태양계 밖 행성을 최초로 촬영한 것은 2004년 유럽남방천문대가 설치한 초거대망원경(VLT)이었다.
이에 관련 업계 및 네티즌들 사이에선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MS가 비교적 완성도 높은 AI 기반 검색 서비스를 앞서 선보임에 따라 검색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