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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총기 난사, 추가 참변 발생할 뻔 했다

2023-01-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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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번째 댄스홀서 20대 프로그래머가 총기 빼앗아

▶ 범인은 70대 동양계 미국인...도주 총으로 자살

LA 총기 난사, 추가 참변 발생할 뻔 했다

지난 주말 총격사건이 발생한 몬트레이 파크의 댄스교습소 앞에 주민들이 초와 꽃을 갖다 놓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가운데 한 주민이 23일 초를 놓고 있다.<로이터>

로스앤젤레스 근교 댄스 교습소에서 총기난사를 벌여 남성 5명과 여성 5명등 10명을 살해하고 10여명에게 부상을 입힌 용의자가 옆동네에서 또다른 범행을 시도했으나 당시 현장에 있던 시민이 총기를 빼앗으며 제지해 추가 참사를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CNN 등에 따르면 총기난사범 휴 캔 트랜(72)은 21일 오후 10시 20분께 LA 카운티 소도시 몬터레이 파크에서 1차 범행을 벌이고 나서 약 20분 후 인근 앨햄브라의 댄스 홀 '라이라이 볼룸·스튜디오'에서 2차 범행을 시도했으나 현장에 있던 지역 주민 2명에게 총기를 빼앗겨 미수에 그쳤다.

LA 카운티 셰리프 로버트 루나는 브리핑에서 루나 보안관은 용의자 트랜이 2차 범행에 쓰려다가 뺏긴 총이 대용량 탄창이 달린 반자동 공격용 권총이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범행을 막은 '시민 영웅'은 라이라이 볼룸·스튜디오 창업자 가문의 손자 브랜던 차이(26)로 확인됐다. 루나 보안관은 2명의 주민이 참사를 막았다고 발표했으나, 차이와 그 가족은 CCTV를 다시 확인해본 결과 총격범 트랜과 싸워 총기를 빼앗은 사람은 차이 혼자였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밝혔다.

NYT에 따르면 토요일 밤 10시35분께 댄스홀 사무실에 있던 차이는 앞문이 닫히고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본 순간 자신을 향해 반자동 권총을 겨눈 아시아계 남성과 맞닥뜨렸다. 차이는 NYT 인터뷰에서 "그는 나를 쳐다봤고 주변을 둘러봤다.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려 한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그의 눈은 위협적이었다"라며 "심장이 내려앉았고 '내가 죽겠구나' 싶었다"라고 말했다.

곧바로 트랜에게 달려들어 권총을 움켜잡은 차이는 1분 30초 동안 격렬한 몸싸움을 벌인 끝에 권총을 빼앗아 겨누며 "여기서 꺼져"라고 소리쳤다고 전했다. 겁먹지 않고 달려든 것은 "원시적 본능"이었다고 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차이는 트랜과 그의 권총을 처음 본 순간 "돈을 훔치러 온 것이 아니란 사실을 알았다. 그의 몸짓, 얼굴 표정, 눈으로부터 그가 다른 사람들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라며 옆 동네에서 벌어진 비극에 가슴 아파했다.

트랜은 2차 범행 시도가 실패로 끝나자 흰색 밴을 몰고 달아났으며, 약 20마일 떨어진 토렌스의 한 쇼핑몰 인근 주차장에서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한편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이 72살 아시아계 노인의 단독 범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LA 카운티 셰리프국은 22일 몬터레이 파크 시청 앞에서 사건 브리핑을 하고 총격 사건 용의자가 아시아계 남성 휴 캔 트랜(Huu Can Tran·72)이라고 발표했다.


로버트 루나 셰리프는 트랜이 단독으로 행동했고 사건 현장에서 반자동 돌격형 권충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트랜은 사건 당시 반자동 권총을 사용해 댄스 교습소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학살극을 벌였다. 루나 셰리프는 대용량 탄창을 활용한 트랜의 무기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선 10발 이상을 한꺼번에 장전할 수 있는 탄창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

트랜은 이날 몬터레이 파크에서 차로 40분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트랜이 캘리포니아주 토런스의 한 쇼핑몰 야외 주차장으로 이동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범행 동기를 아직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사상자들 신원에 대해선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경찰은 사상자들 신원에 대해선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경찰은 사망자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 있다며 연령을 50∼60대로 추정했다.

로버트 셰리프는 희생자들에 대해 "20대나 30대는 아니고 50∼60대"라며 "아마도 일부는 그보다 더 나이가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CNN이 전했다.

'스타 댄스'는 중국계를 비롯해 나이가 든 현지 주민이 사교춤을 배우면서 서로 교류하는 인기 장소로 확인됐다.

트랜의 공격에 희생된 사람 대다수는 중국계이고 현재까지 한인들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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