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에서 글로벌 셀럽으로’
2023-01-05 (목) 12:00:00
하은선 기자
▶ ‘에밀리 파리에 가다’ 할리웃 배우 애슐리 박

넷플릭스 시리즈‘에밀리 파리에 가다’에서 가수지망생 민디로 등장하는 애슐리 박씨.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에밀리 파리에 가다’(Emily in Paris)에서 주연배우 릴리 콜린스의 절친 민디로 등장하는 애슐리 박(한국명 박지니)씨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배우 출신이다. 파리의 거리에서 버스킹을 하다가 에디트 피아프 같은 전설의 스타들이 활동하던 파리 재즈 클럽 레지던시가 되어 춤과 노래 실력을 마음껏 과시하는 장면들이 예사롭지 않은 이유다.
애슐리 박은 지난 2016년 패사디나 플레이하우스 뮤지컬 ‘팬타스틱스’의 주연 루이자역으로 발탁되었을 때 처음 인터뷰를 했다. 당시 25세였던 그녀는 뉴욕 링컨센터에서 공연했던 뮤지컬 ‘왕과 나’에서 왕에게 공물로 바쳐진 ‘텁팀’역으로 브로드웨이의 주목을 받던 신예였다. 미시건 대학을 졸업한 지 1년 반 만에 따낸 배역으로 매주 8회씩 총 500회 공연을 했다며 통통 튀는 목소리에 밝은 기운이 넘쳐났다. 2014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맘마 미아!’에서 앙상블로 무대에 오르기 시작해 로저스 앤 해머스타인의 신데렐라 투어에서 가브리엘로 출연하기도 했다는 그녀는 2016년 ‘팬타스틱스’로 주연 데뷔식을 제대로 치루었다.
이듬해 그녀는 브로드웨이 히트작 ‘민 걸스’(퀸카로 살아남는 법)에 캐스팅되면서 승승장구했다. ‘민 걸즈’는 제72회 토니상 12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막간을 이용해 오프브로드웨이 무대에도 섰던 그녀는 ‘K팝’으로 토니상 뮤지컬 부문 여우조연상에 지명되었다.
그녀가 출연하는 ‘민 걸스’를 LA돌비극장에서 볼 수도 있었는데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기회를 앗아갔다. 당시 그녀가 맡은 ‘민 걸스’의 그레첸은 히스테리를 부리는 성격을 노래와 춤으로 표현해내었다는 호평을 받고 있었다.
모든 공연장이 폐쇄되면서 4년 만의 남가주 무대가 무산되어 아쉬운 터에 그녀를 넷플릭스 시리즈 ‘에밀리 파리에 가다’로 만났다. 그녀가 10대 시절 급성 골수성 백혈병 투병을 했다는 사실도 알았다. 시즌 2에서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를 부른 가수지망생으로 화려한 조명을 받은 그녀는 주어진 배역에 늘 충실하고 어떤 상황이 닥쳐도 밝고 기쁜 모습을 보이는 배우다.
박홍섭·선경씨 부부의 2녀 중 장녀인 그녀는 글렌데일에서 태어났다. 남가주 미스코리아 출신인 어머니를 닮은 뛰어난 미모와 어려운 상황을 노력으로 이겨낸 집념이 깃든 목소리가 관객을 사로잡는 그녀만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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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