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김수민이 20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MBN 새 예능 ‘아!나 프리해’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프리 아나운서들이 예능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들의 고군분투를 담은 프로그램 ‘아!나 프리해’는 오늘(20일) 첫 방송된다. /사진제공=MBN 2022.05.20
SBS 최연소 아나운서로 주목받았다 돌연 회사를 떠났던 김수민이 퇴사 이유를 털어놨다.
김수민은 지난 27일(한국시간) "낯부끄럽지만 오늘 저녁 사랑하는 사람들과 한참을 통화하며 앞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니 왠지 용기가 나서 길어질 말들을 적어 보아요. 주제는 재능 없음과 도망입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서울예고 다니면서 제일 많이 했던 생각은 '어쩌면 내 생각보다 나는 미술에 재능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었어요. 그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서 더 성실해지고 열심에 목을 맸지만 고3 때가 되어서는 인정해야 했어요"라며 "선생님은 '수민아 근데 나는 네 그림보다 글이 더 좋다' 하셨고 미대 말고 연대 문화인류학과 어떠니 다른 진로를 제안해주시기도 했거든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친구들은 쉽게 붙는 서울대 미대 1차 탈을 했을 땐 정말 인정해야만 하는 것 같았어요. 재능이 없다는 걸. 그래서 운 좋게 한예종에 붙었을 땐 바득바득 우겼어요. 한예종이 내 재능 없음 논란을 잠재워줄 거라고 생각했어요"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김수민은 한예종에서도 재능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그는 "한예종이라도 가지 않으면 정말 스스로 재능이 없다고 믿게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고집을 잔뜩 부려서 한예종에 갔어요. 그리고 제대로 느껴야 했어요. 재능이 없다는 걸. 학교에서 세 시간 내내 비만 내리는 태국 예술영화를 함께 보던 날이었는데 모두가 극찬하는 영화의 예술성이 저는 하나도 공감이 가지 않더라고요. 슬펐어요. 나는 그 대화에 낄 수 없어서. 그래서 그만둬야겠다고 다짐했어요"라고 설명했다.
이후 김수민은 진로를 바꿔 아나운서가 됐다. 김수민은 "그렇게 도망쳐서 방송국에 왔는데 또다시 재능 없음을 확인해야 했어요. 모니터링이 괴로웠거든요. 화면 속 나는 정말 예뻐 보이지 않았어요. 방송하는 내가 좋지 않았어요. 방송하는 재능에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능력이 포함이라면 나는 분명 재능 없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또다시 도망치고"라고 밝혔다.
지금은 진정 자신이 행복해하는 일을 찾았다고 했다. 김수민은 "저는 글 쓸 때 제일 괴롭고 제일 행복하더라고요. 이걸 온갖 짝사랑으로부터 도망치고 나서야 알았어요. 이제야 10대부터 지금까지 기쁘고 괴로울 때 내가 계속 손에서 놓지 않았던 건 글쓰기뿐이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누군가 도망치고 싶어 한다면 부디 그러라고 말하고 싶어서요. 재능 없음이 슬프다면 마음껏 슬퍼하되 실망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서요"라며 "아무 이유 없이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는 기적처럼, 아무 성과가 없어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온 마음 주게 되는 일도 만나게 될 거예요"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수민은 2018년 만 21세에 SBS 24기 아나운서로 입사, SBS 최연소 아나운서로 화제를 모았으나 2021년 돌연 퇴사했다. 또한 퇴사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3월 5살 비연예인 남성과의 결혼을 발표했다. 이후 결혼 8개월 만인 지난 11일 아들을 출산했다.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