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플레·온라인 이동으로 매장 쇼핑객 줄어
▶ 사이버먼데이 매출 112억달러 예상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에 쇼핑몰을 찾는 미국인들의 발길은 예년보다 뜸한 모습이었다. 코로나 국면에서 쇼핑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한 데다 40년 만의 최악 인플레이션이 가계에 부담을 준 것으로 보인다. 25일 시카고 베스트바이 매장에서 블랙프라이데이 쇼핑객들이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로이터>
미국 최대 쇼핑 대목인 블랙프라이데이에도 쇼핑몰을 찾는 미국인들의 발길은 예년보다 뜸한 모습이었다. 코로나 국면에서 쇼핑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한 데다 40년 만의 최악 인플레이션이 가계에 부담을 준 것으로 보인다.
25일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인 이날 미국 곳곳의 매장들에는 예상보다 적은 수의 쇼핑객이 방문했다. 시장조사기관 NPD그룹의 수석산업고문인 마셜 코언은 “보통은 매년 이때쯤 주차할 자리를 찾기가 힘든데 올해는 전혀 주차 문제를 겪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5시 30분 버클리 집을 떠나 산호세 웨스트필드 밸리 페어몰에 도착한 킴벌리 로자다(53)는 머큐리뉴스에 “마치 평일 같다”며 매장이 생각보다 조용했다고 전했다. 역시 이날 오전 비가 내린 뉴욕시의 주요 쇼핑가도 예년보다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다. 뉴욕 메이시스 백화점에는 새벽 5시부터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했으나, 기대만큼 많은 수가 몰리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오프라인 매장이 붐빈 지역도 적지 않았으나, 대체적인 분위기는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대면 쇼핑이 완전히 부활할 것이란 당초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의 여파가 약해진 대신 물가 급등으로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이 약해졌다는 점과 주요 기업들이 가을 내내 큰 폭의 할인 행사를 진행해 쇼핑객들이 분산된 것도 비교적 한산한 블랙프라이데이의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온라인, 그중에서도 특히 모바일을 통해 지갑을 활짝 연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어도비의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블랙프라이데이인 전날 미국의 전자상거래 매출이 전년보다 2.3% 늘어난 91억2천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블랙프라이데이 중 최대 규모로, 9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당초 어도비는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쇼핑 총액이 전년보다 1% 늘어난 9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하루 전 추수감사절(52억9천만달러)에 이어 이틀 연속 역대 최대 온라인 쇼핑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예전보다 일찍 시작된 할인 시즌에 따른 쇼핑객 분산과 40년 만의 최악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할인율이 미국인들의 클릭을 유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일즈포스에 따르면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평균 할인율은 30%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28%를 넘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직전인 2019년 33%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에 미국의 소비자들은 장난감과 가전제품, 게임기, 의류, 건강·미용제품 위주로 장바구니에 사고 싶었던 물건들을 쓸어 담은 것으로 보인다.
어도비 애널리틱스의 수석 애널리스트 비베크 판드야는 “소비자들이 집에서 쇼핑하는 편리함에 매료된 덕분에 전자상거래 수요는 여전히 강했다”고 말했다. 특히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쇼핑이 전체 온라인 쇼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추수감사절에 55%, 블랙프라이데이에 53%로 모두 과반을 넘었다.
그러나 전년 대비 2%대의 증가율은 8%에 육박하는 미국의 물가상승률을 크게 밑도는 결과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추수감사절부터 블랙프라이데이를 거쳐 오는 28일 사이버먼데이까지 이어지는 5일간의 ‘사이버위크’ 동안 미국인들은 온라인에서 총 348억달러 상당의 쇼핑에 나설 것으로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추정했다. 그중 사이버먼데이에는 온라인 쇼핑 금액이 11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