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관위원장 2명 ‘촌극’...예비후보들 ‘혼란’
▶ 11월 12일 선거...선거파행 책임 누가 지나
SF한인회가 이석찬 선관위원장을 해임하면서 SF한인회장 선관위가 2개로 갈렸다. 21일 이석찬 선관위원장(왼쪽)과 박병호 선관위원장(오른쪽)이 한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입후보자 등록서류를 교부했다. 표정이 밝지 않은 두 선관위원장과 곽정연 SF한인회장(가운데).
제32대 SF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가 2개로 갈라지면서 수렁에 빠졌다.
지난 21일 오후 3시~5시 EB지역 피선거권과 선거권 제외에 불응했다는 이유로 SF한인회 이사회가 18일 해임시킨 이석찬 선관위원장과 SF한인회측에서 다시 세운 박병호 선관위원장이 한 테이블에 앉아 입후보자 등록서류를 교부하는, 기이한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그린 장, 박래일 예비후보는 양측 선관위에서, 정경애 예비후보는 박병호 선관위에서, 최점균 예비후보는 이석찬 선관위에서 등록서류를 받아가면서 26일 일부 후보가 어느 선관위에 등록서류를 제출할지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박래일 예비후보는 “선관위원장이 둘씩 앉아서 뭘 하는 것인지...한인회 역사상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예비후보자 입장에선 당혹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EB지역 거주자로 박병호 선관위측에서 등록서류를 받지 못한 최점균 예비후보는 “SF한인회가 EB지역 거주자의 피선거권과 선거권을 제외한다는 선거시행세칙을 재공고하지 않았다”면서 “입후보자 자격을 바꾸고도 아무런 공고를 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피해를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를 물었다.그러자 김영일 선관위원은 “EB지역을 제외한다는 내용이 (언론에) 기사로 나갔는데, (예비)후보자가 기사를 보면 되는 일이 아니냐”고 답했고, 최 예비후보는 “기사와 공고는 엄연히 다르고, 만일 (예비)후보가 기사를 못보게 되면 어떻게 되는 것이냐, 변경 세칙이 재공고되는 것이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예비후보가 “SF한인회가 선거를 파행으로 끌고 온 것에 대해 한인들에게 먼저 언론을 통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박병호 선관위원장(SF한인회 이사장)이 “알겠다”고 짧게 답했다.
일부 예비후보들은 한인회 이사장과 이사들로만 구성된 SF한인회 새 선관위가 중립적인가, 이사들이 선관위원을 겸임할 수 있는가를 물었으나 SF한인회측은 “정관 어디에도 겸직하지 말라는 조항이 없다”면서 “이것은 이사회가 결정할 일”이라고 답해 한때 소란스러워지기도 했다. 또 예비후보자로서 당연히 궁금한 사항들을 질문할 수 있음에도 SF선관위측이 “오늘은 이것저것 따져 묻는 자리가 아니다. 등록서류만 교부받아서 가면 되는 것”이라고 답해 예비후보자들의 불만을 샀다.
그린 장(전 SF한인회 수석부회장) 예비후보는 선출된 회장단의 경우 이사회의 의결(재적이사 과반수 참석과 2/3 찬성)을 거쳐 총회에 상정하여 총회에서만 징계할 수 있다고 적힌 정관 26조 2항을 무시하고 이사회 의결로만 자신을 제명했다면서 한인회가 수차례 편의대로 정관을 바꾸고 정관대로 하지 않는 것을 따져 물었다.
그린 장측이 재차 제명 절차상의 하자를 주장하자 “소리를 낮춰라” “나한테 명령하지 마라” “공무방해하지마, 경찰 부르겠다” “나중에 법정 가서 따져”라는 말이 오갔고, 실제로 SF한인회서 부른 경찰이 출동했다가 신고 사유를 묻고 한인회관 문 앞에서 되돌아가는 일도 벌어졌다.
이석찬 선관위원장은 “2개의 선관위로 2명의 한인회장이 나올 경우 120% 법정으로 가고, 법정에서 가려지는 회장이 한인회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SF한인회로부터 선관위원장 해촉서를 직접 전달받은 것이 없다. 언론을 통해서 내 해임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해임 적법성 등을 변호사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관위가 이사회에서 만들고 승인한 법(선거시행세칙)을 잘 시행해왔기 때문에 법적으로 해임이 옳았느냐 아니냐가 가려질 것”이라며 “(예비)후보자들이 어느 선관위로 등록해야 할지를 잘 판단해서 결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박병호 선관위원장은 “이 말은 이석찬씨 개인의 이야기”라며 “우리도 다 기록이 있다”고 맞섰다. 박 위원장은 “(이석찬 위원장에게) 해임서를 전달해도 안받아서, 어제(20일) 이석찬씨 사업장에 해촉서를 놓고 왔다”면서 “만일 한인회장이 2명 나와 양립할 경우 31대 곽정연 회장이 계속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F한인회장 후보자 등록 마감은 10월 26일(수) 오후 3-5시이며, 경선시 투표일은 11월 12일(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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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