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침체 늪’ 빠진 중국 부동산, 미분양 등 빈집 1억 가구…세계경제 부실 뇌관 부상

2022-10-18 (화) 12:00:00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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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규 주택 판매 작년 대비 ‘반토막’, 헝다·스마오 등 연쇄 채무불이행

▶ 중국 내수 침체…글로벌경제 위협

중국에서는 경제의 약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그동안 묶어둔 뇌관이 터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이던 중국이 부동산발(發) 침체에 빠질 경우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10년 전 7.9%에 달했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올 상반기 2.5%로 곤두박질친 가운데 경제 예측 기관들은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3%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여기에는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봉쇄 조치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지만 전문가들은 그보다도 중국 경제의 숨겨진 지뢰로 여겨졌던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빠지기 시작한 것을 위기론의 핵심으로 꼽는다.

시장정보 업체인 중국부동산정보(CRIC)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중국 내 100대 부동산 기업의 신규 주택 판매액은 4조 6,700억 위안(약 931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4%나 급감했다. 중국의 월간 주택 판매액은 지난해 7월부터 올 9월까지 15개월 연속 하락 추세다. 최근 중국 국가통계국도 올 1~8월 신규 주택 판매 면적이 8억 7,890만 ㎡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 줄었다고 밝히면서 부동산 경기 냉각을 확인했다.

시장을 얼어붙게 만든 것은 중국 당국의 강력한 규제다. 그로 인해 신규 주택 판매 실적이 떨어지면서 헝다를 비롯한 대형 부동산 기업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로 이어졌다. 중국에서는 헝다그룹에 이어 양광100·자자예그룹·룽촹중궈·스마오 등이 연쇄 디폴트를 일으켰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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