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F한인회, 선거 한달 앞두고 시행세칙 뒤집어...이석찬 선관위원장, “선관위 무시한 결정”
▶ 회장 출마 선언 최점균씨 ‘법적 대응’ 예고
SF한인회장 선거가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지난 12일 SF한인회 이사회가 선거를 한달 앞둔 시점에서 당초 부여했던 EB지역 거주자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제외하기로 결정, 선거 시행세칙을 뒤집었다.
그러나 이석찬 선거관리위원장은 14일 저녁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사회 단독 결정은 선관위 고유 권한을 무시한 것”이라며 “SF한인회 이사회가 원안대로 정정하길 바란다”고 맞섰다. 이 위원장은 “선관위가 이사회 결정에 동의한 사실이 없고, 세칙을 바꾼다 해도 선관위에서 논의, 발표, 공고해야 하는 것이 맞는 일”이라며 “이사회에서 다 결정하고 따르라고 하면 선관위가 왜 필요하냐”고 반박했다. 이 선관위원장은 “SF한인회가 나를 해임시키지 않는 한 나는 공고된 시행세칙대로 선거를 진행시킬 것”이라면서 “내가 스스로 (선관위원장직을) 사퇴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SF한인회 이사회 결정을 알지 못한 채 14일 낮 SF 서울가든에서 출마를 공식 선언한 최점균씨도 즉각 반발했다. EB지역에 거주하고 있어 졸지에 출마자격을 잃게 될 수도 있는 최점균씨는 “SF한인회 이사회가 나의 출마를 막기 위해 이미 공고된 선거 시행세칙을 번복한 것”이라면서 “EB한인회에서 언론사로 보낸 SF한인회 이사회 결정문만 보고 SF한인회에서 수정세칙을 정식 공고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확실한 재공고가 나올 때까지 선거캠프를 정상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EB지역 거주자의 피선거권을 박탈할 경우에는 법적 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씨는 이미 부회장 및 이사 후보 구성을 마친 상태이다.
지난 9월 7일 SF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가 EB지역 거주자에게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부여하고, 오클랜드에 투표소를 설치한다는 선거 시행세칙을 SF한인회 이사회 승인을 얻어 발표한 후 EB한인회에서 관할지역 침범이라며 가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하겠다고 반발했었다.
박병호 SF한인회 이사장은 14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12일 온라인(카톡방) 이사회를 통해 EB한인회의 독자성을 인정하고, 관할지역 다툼으로 더이상 혼란을 만들지 말자는 이사들의 의견이 있어 EB지역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선관위는 한인회 결정을 존중하고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만일 선관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해 사의를 표할 경우 이사회에서 선관위원장을 다시 선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클랜드 투표소 설치안만 철회해도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박 이사장은 “피선거권만 부여하고 선거권을 부여하지 않을 경우에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답했다.
12일 SF한인회장이 EB한인회장에서 보낸 ‘32대 SF한인회장 선거 시행세칙 수정에 관한 이사회 결정문’을 보면 ▲베이지역 거주 능력있는 인사를 후보자로 널리 영입하고 직접선거(EB한인회는 간접선거로 회장 선출)에 의한 지역 거주자들의 투표권을 넓히기 위한 조치였으나 현 한인회 정관 4조 1항(지역범위)과 충돌하는 문제점을 직시하고 EB한인회와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현재 진행중인 회관 보수공사에 전념해야 하는 책임을 감안할 때 어떠한 분쟁이 발생하길 원치 않으며 분규단체로 알려짐으로 인한 대외적인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지 않기 위해 ▲EB한인회가 발족해 6년간 활동해온 점을 고려해 알라메다, 콘트라코스타, 솔라노 카운티 거주자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제외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투표장소는 SF한인회관에서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날 긴급이사회에서 14명 이사(곽정연, 박병호, 레이몬드 리, 고영웅, 오인성, 김영일, 에디 박, 김풍진, 김완회, 문덕영, 마이클 박, 임마리, 김관희, 계광자) 모두 이같은 결정에 찬성했으며 반대는 1명도 없었다. 이 결정문에 선관위원장을 비롯한 선관위원들의 이름이 명시돼 있으나 이석찬 선관위원장은 이 결정에 동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진희 EB한인회장은 14일 통화에서 “SF한인회 이사회 결정은 잘된 결정”이라면서 “EB한인회 관할지역에서 투표가 실시되는 것을 막게 됐다”고 말했다. EB한인회측은 EB지역 거주자의 SF한인회장 선거 출마(피선거권)는 수용했으나 투표소 설치에는 반대해왔다.
한편 박래일씨가 지난 10일 후보들 중 처음으로 출마를 공식화한데 이어 정경애씨도 조만간 출마 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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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