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곽동현 부동산 칼럼 - 렌트 vs 주택구입

2022-10-14 (금) 곽동현/부동산칼럼니스트 NMLS ID 525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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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기지 이자가 7%를 넘어섰다. 정말 믿기지 않는 이자다. 아마 2000년 중반부터 지금까지 최고 높은 이자가 불과 몇 개월 만에 발생하였다. 시장은 전혀 적응을 못하고 있으며 융자 신청건수도 급격히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내집마련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냥 지금처럼 렌트로 사는게 더 낫지 않을까 고민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럼 예를 하다 들어보자. 20년 동안 렌트를 해오던 고객의 융자를 진행하게 되었다.

코압 하나를 구입하게 되었는데 지금 내는 렌트비나 융자를 얻어서 내는 모기지나 별 차이가 없다. 이런 고객분이 주택구입을 하게 되면 융자를 하는 필자가 더 마음이 설렌다. 필자는 미국 이민 와서 일 년 만에 주택을 구입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처음 렌트를 얻을 때 크레딧도 하나 없고 연고지도 없었는 데다 당시가 겨울이라 렌트로 나온 집도 없었다. 정말 너무 고생해서 렌트를 얻었는데 2층인 데다 아이들이 어려 소음으로 아래층과 문제가 발생했다.

다시 렌트를 얻을 엄두가 나지 않아 큰 결심을 하고 한국에 전세 자금을 빼내어 다운페이먼트를 하고 아주 작은 주택을 구입을 하였다. 어쩔 수 없이 결정한 이것이 미국 생활하는 데 있어서 큰 버팀목이 되었다. 그런데 렌트로 오래 지내시는 분들을 보면 대부분 아주 싼 렌트비로 큰 불편 없이 오랫동안 살고 계시는 분들이 많다.

이게 다행인 것도 갔고 한편으론 주택구입의 지연이 된 이유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번 시간은 렌트와 구입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하는게 좋을지 짚어 보기로 하자.

1. 렌트
렌트로 오랫동안 지내시는 분들과 상담을 하면 주택을 꼭 구입해야 하냐고 질문을 던지는 고객들이 있다. 어차피 인생은 왔다가 돌아 가는데 괜히 내 집을 갖고 있으면 이것저것 신경 쓰는 것만 많아지지 매달 렌트비만 꼬박꼬박 잘 내고 잔 고장 나면 집주인에게 고쳐 달라고 하면 되는데…. 어찌 보면 맞는 말이다. 매달 받는 급여에 렌트비만 잘 내면 대접받는 테넌트가 분명 될 수 있다.

하지만 렌트를 시작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지불한 렌트비를 셈해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미국은 한국처럼 전세가 없다. 렌트면 전부 월세를 내어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필자는 미국에 처음 건너와서 1천5백 달러를 내고 방 2개짜리 렌트를 얻은 첫 달부터 미국이란 나라가 만만치 않구나 라는 깨달았다.

당시를 회상하면 몇 군데 렌트를 얻지 못해 거절당한 뒤 3달치 디파짓을 주고 사정사정해서 렌트를 구한 것이 큰 행운이었다. 아울러 서너 달 지나고 집주인에게 아이들이 너무 떠들어 쫓겨날 뻔하고 카펫을 본인 비용으로 깐 것도 행운이었다.

이런 이유로 1년 뒤 바로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동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아찔하다 만약 당시에 한 8백 달러에 깨끗하고 좋은 렌트를 쉽게 구했다면 아마 그 렌트 자리가 아까워서라도 집 구입할 생각은 못하고 두고두고 우리 집 렌트 가격이 최고야라며 자랑하고 있었을 것이다.


2. 주택구입
어느 목사님께서 주택을 구입을 하셨다. 뉴욕에서만 20년 넘게 사시며 개척교회를 일으켜 세우신 신실하신 목사님이시다. 그런데 20년 가까이 렌트로 사시다 자녀와 같이 작은 코압을 하나 구입을 하셨다. 구입하는 코압에 20퍼센트만 다운을 하고 융자를 얻으면 지금 교회에서 받는 주택보조금 보다 약간만 더 지불을 하면 월페이먼트가 가능했다.

목사님은 비슷한 렌트비를 거의 15년 가까이 받아 오셨다. 아마 거의 10년째 아주 성품좋은 테넌트였을 것이다. 하지만 10년 전에 융자 상담을 했더라면 구입한 코압은 벌써 본인 집이 되었을 것이고 교회에서 목사님 은퇴 후 사택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3. 렌트 vs. 주택구입
렌트와 주택구입에 대해서 비교하는 것은 별로 타당성이 없어 보인다. 당연히 주택구입 쪽이 훨씬 더 장점이 많기에 그렇다. 우선 주택구입을 하게 되면 연간 내는 이자와 세금은 개인 세금보고 공제대상이 된다. 20년 넘게 아무리 꼬박꼬박 렌트비를 내어도 렌트비는 한 푼도 세금 공제를 받을 수가 없다.

그리고 주택 모기지는 좀 힘들긴 하지만 원금 상환이 되고 가장 좋은 재테크이다. 나이가 들어서 은퇴 자금으로 주택은 톡톡히 한몫을 한다. 일단 주택은 렌트보다 훨씬 더 안정된 이민 생활을 가져다주고 더 큰 주택으로 옮기기도 유리하다.

렌트를 살다가 처음 주택장만은 힘들지만 주택을 갖고 있으며 좀 더 큰 주택으로 옮기는 것은 훨씬 용이하다. 주택을 갖고 있으면 에퀴티의 유무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유용할 수도 있다. 미국에서 가장 싼 이자로 은행에 대출받을 수 있는 방법은 주택 모기지 융자다. 주택 에퀴티를 잘 이용하면 추가 주택구입도 가능하고 작은 비즈니스 자금도 주택을 이용해서 가능하다.

4. 렌트가 편한 예외
융자를 해오며 렌트가 편한 고객 딱 한 명 만났다. 이 고객은 금융 쪽에서 아주 큰돈을 주무르는 헤지펀드 메니져였다. 연봉이 일 년에 수백만 달러였다. 고객은 본인 주택을 장만한게 아니고 당시 부모님 주택구입에 코싸인을 해 준 경우였는데 필자가 물어보았다.

이렇게 수입이 많은데 왜 굳이 렌트로 살고 있냐고? 그러자 그 고객이 맨하탄에 방 2개짜리가 한 200만 달러하는데 이 주택을 구입할 다운 머니 정도면 주식 투자로 200만 달러 주택 소유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익을 만들 수 있는데 뭐하러 돈을 아파트 사는데 쓰냐고 했다. 물론 주택은 구입할 건데 지금은 아니라고 했다. 이런 경우는 정말 아주 드문 예외다.

현재 모기지 이자가 엄청나게 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 주택구입할 시기가 아니라고들 이야기한다. 하지만 필자는 조금은 다르게 생각한다. 마켓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집을 꼭 팔아야 하는 셀러들이 있기 마련이다. 모두가 이자가 높아 엄두를 못 낼 때 이때가 가장 주택 가격 흥정하기 최적기다.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주택 하나가 시장에 나오면 바이더들이 벌떼 같이 붙어 웃돈을 더 주고 구입했다. 지금처럼 시장이 얼어붙어 있을 때 가격을 잘 흥정하면 3~4만 달러는 싸게 구입할 기회가 왔다.

물론 이자는 엄청나게 높다. 필자가 단언하는데 올라간 이자는 반드시 내려오게 되어있다.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 안에 재융자 생각하면 그동안 이자를 좀 더 내는 것은 그냥 푼돈에 불과하다.
항상 상황을 역으로 생각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아직도 렌트로 지내고 있다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문의: 917-696-3727

<곽동현/부동산칼럼니스트 NMLS ID 525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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