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럽다면 경추(목뼈) 건강에 이상이 있는지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 앞꿈치와 뒤꿈치를 이어 붙이면서 걸음걸이의 안정감과 수를 파악하면 손쉽게 경추 건강을 점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방법을 쓰면 증상이 경미한 경추 질환 환자라도 쉽게 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경희대병원 강경중 정형외과 교수ㆍ유달라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경추 척수증의 보행 기능 진단법: 10걸음 발 잇기 일자 보행’이라는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추간판 탈출증ㆍ후종인대 골화증 등 경추 척수증 환자 62명과 일반 대조군 55명을 대상으로 새로운 진단법인 ‘발 잇기 일자 보행(Tandem gait)’과 기존 보행 장애를 확인하고 분류할 때 쓰는 일본 정형외과학회 점수(JOA) 등을 비교해 평가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발 잇기 일자 보행은 앞꿈치와 뒤꿈치를 이어 붙여 걷도록 한 뒤 걸음 수와 안정감으로 보행 기능 장애 단계를 분류하는 법이다. 구체적으로 0단계(걸을 수 없는 상태), 1단계(3걸음 이하), 2단계(10걸음 미만), 3단계(10걸음 걸을 수 있지만 걸음 상태가 불안정), 4단계(10걸음 이상, 걸음 상태 안정)로 분류한다.
그 결과, 경추 척수증 환자는 일반 대조군에 비해 △불안정한 걸음걸이 △느린 속도 △짧은 보폭 △발 간격 벌어짐 등의 특징을 보였다.
이는 경추의 여러 퇴행성 질환으로 인해 좁아진 척수관에서 발생한 압력이 척수를 누르면서 손ㆍ다리 근력이 약해지고 조화롭지 못한 움직임이 나타나는 경추 척수증 특징을 전형적으로 보여줬다.
특히 일반적 보행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경미한 균형 이상 등 초기 환자의 경우 발 잇기 일자 보행 진단법의 민감도가 더 높았다.
즉, 경추 질환 초기에 가벼운 증상이 있으면 발 잇기 일자 보행을 뒤꿈치를 활용했을 때 진단이 더 쉽다는 의미다.
강 교수는 “기존에 활용되는 보행 평가 방법들은 평가자의 주관성이 개입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정확한 평가를 내리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하지만 10걸음 발 잇기 보행은 고령 환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으며 객관적인 결과 분석이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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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