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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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뮤지컬 ‘도산’을 생각한다

2022-09-05 (월) 김동수 OCSD 평통 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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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3일 많은 한국인들이 리버사이드 시청을 찾아오고 있었다. 삼일절 100주년을 기념하는 리버사이드 시청 앞에서 파챠파 유적지까지 3.1 마일의 마라톤을 뛰기 위해 남가주 전역에서 동포들이 모여들었다.

약 300명이 백주년 기념 티셔츠로 갈아입고 완주하고 들어오면 기념 금메달을 모두의 목에 걸어주었다. 이어서 열린 미주동포 33인의 민족상 1호는 홍명기 회장님에게 드렸고 남문기 회장 등 동포 단체장들과 동포 사회를 위해 수고하신 분들 33인에게 특별상을 수여하였다.

그 옆 도산 안창호 선생 동상 앞에서 사진도 찍고 UCR 컬버 센터에서 장태한 교수가 파챠파 도산 공화국에 대한 강연이 있은 후 로마린다 대학 교회로 발길을 돌렸다. 그날 7시부터 시작된 창작극 뮤지컬 ‘도산’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 1,500석 교회가 거의 꽉 찼다.


그렇게 뮤지컬 도산은 탄생되었다. 1년여 전부터 삼일절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준비해왔던 마라톤 대회와 뮤지컬 도산이 삼일절 운동처럼 드디어 결실을 보는 날이었다. 그 해 8월10일 이벨 극장에서 LA 흥사단 후원으로 극장이 꽉 차는 제 2회 공연이 이어졌다. 코로나 팬데믹 중에도 뮤지컬 도산 팀은 남가주 각종 중요한 동포 행사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초대되는 남가주 동포 사회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공연팀으로 자라났다.

첫 공연 후 이제 3년 반이 지난 오늘 이번에는 OC에서 처음으로 뮤지컬 도산이 4일에 걸쳐 6회 공연을 했다. 첫 공연부터 마지막 공연까지 지켜본 나는 매 공연마다 극장 객석이 거의 꽉 차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감격이 와 닿았다. 안창호 역으로 최원현 오리지널 가수도 물론 나왔지만 이번에는 한국 뮤지컬 콩쿠르에서 우승한 백승렬 가수가 합류되어 해석이 다른 도산 안창호를 맛보는 시간이었다.

조선후기에서 대한민국 민주 공화국가로 전환되고 광복을 위해 희생되고 이념이 달라 싸우는 선조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대한민국이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 많은 이해를 하게 되었다. 일본 제국주의와 힘이 없어 나라를 뺏기고 다시 찾기 위해 독립운동을 하는 우리 선조들의 희생과 뼈아픈 고통, 나라를 되찾기 위해서라면 가족까지도 버려야하는 희생의 아픔을 도산 안창호 뮤지컬을 보며 생생히 되새겼다. 나라를 위해 가족을 소홀히 할 수밖에 없었던 가족의 애환도 이번 3번째 공연에서는 더 애틋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우리 자녀들과 우리 이웃 외국인 친구들에게 까지도 한국의 근대 역사를 잘 알려줄 뮤지컬 도산을 강추한다. 이제 남가주에서의 공연을 끝내고 앞으로는 미국 이민이 시작되었던 하와이, 샌프란시스코를 비롯 동부 뉴욕에서도 공연이 이루어지기를 고대한다. 아니 더 나아가 한국 전역에서도 이 도산 뮤지컬 공연을 보는 것이 나의 꿈이다.

3년반 전 필자 바로 앞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하던 랄프 안 선생님이 자꾸 눈에 떠오른다. 만날 때마다 따뜻하고 힘있게 포옹해주시던 노옹의 가슴이 그립다. 옆에서 같이 보시던 홍명기 회장님도 우리 옆을 떠나셨다.

우리 선조들이 바랐던 조국의 평화 통일을 그리며 이 뮤지컬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조국의 독립운동과, 도산이 바라보았던 정직하고 근면하고 실력 있는 대한인들이 더 많이 나와 더욱 번영 부흥하는 대한민국과 동포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동수 OCSD 평통 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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