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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배변은 1주일에 3~9회… 참다간 변비로 고통

2022-08-23 (화)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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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는 전 인구의 5~20%가 겪을 정도로 흔히 발생한다. 코로나19 유행 등으로 인해 집콕 생활이 늘어나면서 변비를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외부 활동이 줄어들고 수분 섭취량도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변비란 배변할 때 무리한 힘이 필요하거나, 대변이 매우 딱딱하거나, 변을 보고도 잔변감이 들거나, 배변 횟수가 1주일에 3회 미만일 때를 말한다. 가장 이상적인 배변 주기는 주당 3~9회 정도이지만 주관적인 느낌도 중요하다. 주 3~9회 화장실에 갔다고 해도 대변을 본 뒤 잔변감이 있다면 변비일 가능성이 있다.

◇대장ㆍ항문 직장 기능 이상으로 90% 발생

변비는 원인에 따라 원발성 변비(기능성 또는 특발성 변비)와 2차성 변비로 구분한다. 2차성 변비 원인으로는 기질적 국소성 질환, 전신 질환, 약 사용 등이 있다. 2차성 변비 원인이 아닌 대장이나 항문 직장 기능 이상을 원발성 변비라고 한다. 원발성 변비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처럼 변비는 장 운동이 늦어지거나, 장 운동은 정상이지만 대변을 만들 정도로 섭취한 음식량이 적을 때 많이 발생한다. 특히 65세 이상은 신체 활동 감소와 당뇨병 등으로 인한 장 운동이 늦어지는 서행성 변비와 음식ㆍ수분 섭취가 적어 발생하는 변비가 매우 흔하다. 이 밖에 국내 암 발생률 3위인 대장암으로 인해 대장이 막혀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변비는 보통 △식사량이 충분하지 않을 때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을 때 △변의(便意)를 느낄 때 변을 보지 못할 경유△배변 습관이 일정하지 않을 때 △임신 중 △운동 부족 △환경 변화가 있을 때 잘 생긴다.

드물지만 복용 중인 약으로 인해 변비가 생길 수 있다. 김병성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제산제(특히 알루미늄이 다량 함유된 제산제), 고혈압 치료제 일부, 코데인이 함유된 진통제나 감기약, 진경제(복통에 사용하는 약물), 우울증약, 철분 제제 등이 변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변비 치료에 다양한 약이 쓰이고 있다. 이항락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변비를 고치기 위해 부피 형성 하제ㆍ대변 연화제ㆍ삼투성 하제ㆍ자극성 하제 등이 있고, 최근 장관의 연동운동을 중계하고 장관에서 분비를 자극하는 세로토닌 수용체 작동제 같은 약도 나왔다”고 했다.

고령인에게 생기는 변비는 단순히 소화 문제를 넘어 평소 알아차리지 못했던 ‘신체 노쇠(frailty) 신호’일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장일영ㆍ정희원 노년내과 교수ㆍ임지혜 전문의)이 강원 평창군 거주 만 65세 이상 1,277명을 조사한 결과, 신체 노쇠 고령인 가운데 변비 환자가 건강한 고령인보다 4배 이상 많았다.

변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뒤늦게 대장게실염으로 고생할 수도 있다. 게실(憩室ㆍdiverticulum)은 위나 대장 등 장기 바깥에 돌출된 작은 주머니를 말한다. 대장에서 많이 발생한다. 변비인데 복통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고 점점 심해지면 대장게실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열나고 혈변(血便)이 생기면 위급한 상황일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태희 순천향대 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일상에서 변비를 부추기는 가장 좋지 않은 습관이 대변을 참는 것”이라며 “부득이하게 참는 거야 어쩔 수 없지만 이게 반복돼 습관으로 이어지면 항문조임근이나 치골직장근이 변의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게 된다”고 했다.


◇하루 20분 정도 땀날 정도로 걷기·조깅을

변비를 예방하려면 하루에 2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조깅하는 등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게 좋다. 아니면 자신의 배를 시계 방향으로 마사지하거나 손바닥으로 배를 두드리며 복부 근육을 자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우용 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는 “대변을 보면서 스마트폰을 보거나 모바일 게임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변기에 오래 앉아 있으면 장 활동이 떨어져 변비가 악화할 수 있다”며 “화장실에서는 빨리 일을 보고 되도록 일찍 나오는 습관을 갖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아침에 냉수 한 잔으로 대장의 연동운동을 유도하고, 평소에도 물을 자주 마셔 대장 운동을 활성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밥ㆍ국 등 음식으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물을 하루 2L 정도 마시는 것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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