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 종교 ‘쇠퇴’ 아닌 다양하게 진화 하는 중”

2022-08-16 (화)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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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스트리트 저널 종교 관련 통계 오류 꼬집어…오류로 통계에 잡히지 않는 종교인들 다수

▶ 이들 대부분 ‘무교, 무신론’으로 편입돼 언급

“미국 종교 ‘쇠퇴’ 아닌 다양하게 진화 하는 중”

히잡을 착용한 무슬림 여성들이 지난 2일 뉴욕 브루클린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로이터]

월스트리트 저널이 기독교인 등 미국 내 종교인이 급감하고 있다는 최근 여러 조사 결과를 정면 반박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 기타 종교인이 많고 심지어 교회 규모가 큰 ‘메가 처치’도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등 최근 여러 통계 자료의 오류를 지적했다. 통계에서 무교 또는 무신론자로 분류된 대상은 조사에서 제시된 종교 중 해당 사항이 없었을 뿐 실제로 나름의 종교 활동을 이어가는 경우도 많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베일러 대학 바이런 존슨 사회과학과 교수와 제프 레빈 전염병 학과 교수의 보고서를 인용, ‘종교가 죽었다고? 믿지 마세요.’란 제목의 기사를 최근 내보냈다. 보고서는 직전 여러 조사 결과와 달리 수백 개가 넘는 새 교단과 함께 수천 개의 교회가 개척되는 등 미국 종교계는 전과 다른 양상의 부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독교 외 기타 종교인 유입이 크게 늘면서 종교 다원화 현상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도 전했다.

최근 개신교를 중심으로 교인 급감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새로 설립된 교단 증가 현상보다 기존 교단 소속 교인 감소 현상에 대한 통계 자료 수집이 수월하기 때문에 교인 감소 현상만 부각되고 있다고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기존 조사에서 기타로 분류된 종교인 중 최근 급증 추세인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 교인이 많고 일부 조사는 이들 종교인을 무교로 분류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연방 종교 센서스’(The U.S. Religious Census)가 카운티 단위로 실시하는 교회 및 교인 수 조사에도 오류가 있다고 비판했다. 조사에 포함된 카운티 중 3개 카운티의 경우 실제 교회 수보다 26%에서 최고 40%까지 적게 보고됐다. 조사에서 빠진 교회는 대부분 복음주의 교회, 오순절 교회, 초 교파교회 등이었고 특히 히스패닉계 및 흑인계 교회가 많이 빠졌다.

따라서 연방 종교 센서스가 보고한 3개 카운티의 기독교인 숫자는 34만 4,894명이 아니라 실제로는 최고 50만 명이 넘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추산했다. 조사에서 생략된 교회 중에는 교인 수가 수만 명이 넘는 레이크우드 처치, 게이트웨이 처치, 노스 포인터 커뮤니티 처치, 라이프 처치, 크라이스트 처치 오브 더 밸리 등 메가 처치도 상당수 포함됐다.

보고서는 이 같은 통계상의 오류로 종교 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무교인이 2007년 15%에서 2021년 30%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돼 발표됐는데 실제로 미국 내 무신론자는 지난 80년간 3%~4%에 꾸준히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무신론자들이 종교적이지 않다는 일반적인 생각도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2018년 실시된 ‘종합 사회 설문조사’(General Social Survey)에 따르면 무신론자와 불가지론자로 밝힌 미국인 중 각각 약 6.4%와 27.2%는 월 1회 이상 종교 행사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또 ‘매주 기도한다’(각각 12.8%, 58.1%), ‘사후 세계를 믿는다’(각각 19.2%, 75%), ‘종교적 체험을 했다’(각각 7.3%, 23.3%)는 무신론자와 불가지론자도 적지 않았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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