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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가 못 하나

2022-07-20 (수) 김용현 한민족평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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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총리의 피격 이후 일본 언론은 연일 ‘일본 열도의 충격’을 전하고 있었다. 일본 헌정사상 최장수의 총리이자 집권당의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 총에 맞아 사망한데다 그 사건이 참의원 선거에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인지가 일본인 모두에게 큰 관심사였기에 그럴 만도 하였다.

선거 결과는 예상대로 자민당의 압승이었다. 이어서 오는 10월에 있을 중의원 선거에서도 자민당 정권은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일본 우파 진영의 평화 헌법 9조 개정과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에 활기가 붙게 되면 ‘일본 열도의 충격’은 다시 ‘아시아의 충격’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충격에 빠진 건 한국도 마찬가지다. 4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좀처럼 출구가 보이지 않은 채 NATO가 강화되는 것 못지않게 러시아와 중국이 더욱 긴밀해지면서 그 여파가 시시각각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한국의 경제에 악영향으로 미쳐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도가 너무나 빠르게 하락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사적 채용 등 연이은 인사 난맥과 부인 문제에서 공과 사를 구별 못하는 오만한 태도는 이미 공정과 상식으로부터 멀어진 지 오래되었고 IMF시대보다 더 공포스럽다는 경제위기에는 손을 놓고 있다. 그래서 반대자는 물론 그를 선출했던 지지자들조차 속속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몰락을 한국 보수의 몰락으로 보는 판단은 성급하다. 보수에 마땅한 인물이 없어 ‘윤석열 검사’를 데려왔을 뿐인데 그가 생각보다 무능하고 미래가 없어 기대를 접은 것이지 보수가 망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떠나는 보수층을 붙잡기 위해 사정정국에 이어 대북관계 의혹설을 마구 터뜨리고 있지만 뜻 있는 보수언론들마저 그 옹색함에 등을 돌리고 있다.

대통령의 지지도가 끝간 데 없이 추락하고 집권 여당은 당 대표를 몰아내며 권력 투쟁에 편한 날이 없을 때 야당이라도 국민의 희망이 됐어야 했다. 그러나 3연패로 야당이 된 민주당은 반성이나 개혁 대신 당 대표에 누가 나가느니 못 나가느니로 시비만 벌이면서 야당의 역할은 거의 방기하고 있었다.

1950년대 남산 KBS에 ‘누가 누가 잘하나’라는 어린이 노래자랑 프로가 있어 수복직후 방황했던 어린이들한테 꿈을 키워주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 한국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면 ‘누가 누가 잘 하나’가 아니라 ‘누가 누가 못하나’란 오디션 프로를 보고 있는 듯 해 국내외 동포들을 절망시키고 있다.

충격에 빠진 한반도?다시 8월 위기설도 나온다. 분단국가의 지도자라면 시야를 넓혀 국제 사회의 흐름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남북관계의 복원은 물론 한미일 협력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불리하게만 작용해온 지정학적 위치를 이제는 유리한 위치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역사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한 때다.

국민들이 오래지 않아 이대로는 안 된다며 대대적인 개혁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헌법 개정을 비롯해 정치판의 대 개혁을 요구하는 새로운 시민혁명에 여당과 야당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한국 정치의 시계가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김용현 한민족평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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