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은빈이 17일(한국시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 개봉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녀2’는 초토화된 비밀연구소에서 홀로 살아남아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소녀’ 앞에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녀를 쫓는 세력들이 모여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액션 영화다. / 사진제공 = 나무엑터스
배우 박은빈은 올해 누구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지난 달 개봉한 영화 '마녀2'로 첫 스크린 주연을 맡아 관객을 만났던 박은빈은 이어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달 영화 '마녀'의 후속작 '마녀 Part2. The Other One'(이하 '마녀2') 인터뷰를 통해 만난 박은빈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당시에는 방송을 시작하지 않았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은빈은 영화에 대해 "'마녀2' 촬영을 할 때도 지금 무엇을 촬영하고 있는지 궁금한 순간도 많았고 과연 어떻게 나올까 기대하다가 영화를 극장에서 봤다. 저도 관객으로서 재밌게 봤다"라고 밝혔다.
'마녀2' 속 경희는 초능력 캐릭터들과 달리 인간 세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어떻게 보면 평범한 인물이다. 박은빈은 왜 '마녀2'를 선택했을까. 박은빈은 "처음 제가 박훈정 감독님을 만났을 때 왜 저를 경희로 떠올렸냐고 물어봤다. 제가 '마녀2'에 나온다고 해서 뭔가 센 느낌의 악역이 아닐까 하는 기대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저도 '마녀1'을 재밌게 본 사람으로서 기대하기도 했는데 현실적 캐릭터였다. 어떻게 보면 초능력자 사이서 아무런 능력도 없고, 입으로만 하는 캐릭터인데 욕설조차도 약하게, 생존을 위해 앙칼진 욕설을 하는 수준이다"라며 "경희라는 캐릭터는 악의 본능을 가진 초현실 주의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간적인 캐릭터다. 박훈정 감독님이 안정감 있는 연기가 필요하다고 하셨다. 이 영화가 현실에 발을 붙이고 있으려면, 현실적 캐릭터가 필요한데, 그 역할을 제가 해줬으면 한다고 하셨다.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신 감독님의 섬세한 유인에 '마녀' 유니버스에 합류하게 됐다. 사실 경희 캐릭터는, 캐릭터적으로 뭔가를 보여줘야만 해 하는 그런 캐릭터는 아니다. 저도 야심찬 포부를 가지고 작품한 것은 아니고, 박훈정 감독을 만나서 감독님의 세계관 안에서 함께 숨쉬어 볼 수 있는 것이 의미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드라마 주연 배우로 쉬지 않고 활동 중인 박은빈. 그녀는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관객을 만났다. 박은빈은 "제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끝내고 '연모'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들어맞았다. 제주도 로케이션으로 촬영하는 것이 너무 좋았다. 처음에는 한 달 살이나 두 달 살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했는데, 일이 생겨서 서울에서 왔다갔다 하며 왕복을 많이 했다. 그래서 (신)시아나 (서)은수나 예쁜 동생들이 생겼는데 많이 못챙겨 줘서 그 점이 미안했다"라고 밝혔다.
박은빈은 '마녀2'의 강한 캐릭터들 사이, 숨 쉴수 있는 현실 캐릭터였다. 박은빈은 "액션이나 잔인한 장면에 대해 무서워하는 친구도, 제가 나오니까 안정감을 가지고 봤다고 하더라. 그렇게 이야기 해줘서 고마웠다. 경희는 반전이 없는 것이 반전일 수도 있다. 그런 반전을 기대하는 것, 나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새로웠다"라고 털어놨다.
아역배우로 데뷔한 박은빈은 실제 선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다. 영화에서는 조금 더 강렬한 악역 욕심도 있는지 물었다. 박은빈은 "꼭 악역을 하고 싶다기보다는 항상 다양한 캐릭터에 대한 열정이 있다. 그것은 배우로서 필연적이다. 저에게는 뭔가 안심하며 보게 하는 그런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재밌는 일 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박은빈은 스크린보다 안방극장에서 주로 활동하며 드라마 주연배우로 연속 흥행에 성공하며 '흥행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박은빈은 "초등학교 때 장래희망은 영화배우였다. 제가 항상 학업과 작품을 병행하다보니, 영화는 시간이 안 맞아서 참여를 못한 작품이 많다. 앞으로도 굳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보여주고 싶다. 한가할 때도 있긴 했는데, 제게 맞는 역할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요즘은 작품 선택을 두고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라며 "흥행배우라는 수식어는 얼마 되지 않는 것 같다. 상을 받기도 했지만, 저에게는 그냥 다음날 새로 해야 되는 인생의 과제들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크게 들뜬 적도 별로 없다. 하루살이 같은 삶을 살고 있다"라고 웃었다.
박은빈은 데뷔부터 지금까지, 인터뷰에서도 모범생 같은 느낌을 보여줬다. 이같은 말에 박은빈은 웃으며 "제가 저를 파악했을 때, 타고나기를 통통 튀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제어가 안되는 상태를 싫어한다. 삶에 대한 목적을 잊지 않고 정도를 걸어가는 것이 저의 천성이랑 잘 맞다. 일탈이나 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일상을 엎을 만큼 큰 일탈을 꿈 꾼적은 없다. (웃음) 아쉬움이나 갈증 같은 것은 없이 나름대로 잘 즐기고 살고 있는 것 같다. 연기할 때 필요한 에너지가 많다보니까, 오프가 되는 순간에는 방전 된 배터리마냥 전원이 꺼지는 것 같다. 그렇게 삶의 균형을 맞춰 나간다"라고 밝혔다.
박은빈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대해 "'연모'와 '우영우'가 함께 들어왔다. '연모'를 먼저 보여드리고 싶어서 보여드렸는데, '우영우'가 저를 기다려줬다. '연모'가 끝나고 바로 촬영에 돌입했다"라며 "제가 좋은 작품이라고 느끼는 것과 별개로 겁도 났다"라고 털어놨다. 박은빈은 "천재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라는 역할이 조심스러웠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그 캐릭터에 대해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내가 선택해서 하는 건데', '누가 내 삶을 책임져 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저에게 왜 이렇게 도전을 좋아하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연기적으로 도전하며 사는 것이 저의 단조로운 일상을 타파하는 생경한 경험이기도 하고 원동력이 돼서 앞으로 나가게 하는 것 같다. 그렇게 '우영우'는 여러 두려움에 맞처서 선택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크게 부모님 속을 썪인 적 없다는 박은빈. 그녀는 30대가 된 후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크게 없다고 했다. 박은빈은 "30대라고 해서 달라질게 있을까 생각해 봤다. 29살에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하며 시간을 가지고 20대를 돌아봤다. 그 후로는 나이에 대한 생각은 크게 안한다. 다만 관념적으로 제 나이에 보여줄 수 있는 예쁜 역할들이 있지 않나. 로맨틱 코미디 같은 그런 로맨스 장르들을 더 해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