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연방대법원, 결국 낙태권 보장 판례 뒤집었다

2022-06-25 (토) 12:00:00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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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성 6 반대 3‘로 대 웨이드’판결 49년만에 폐기

▶ 바이든 대통령 “대법원이 미국 후퇴시켰다…슬픈 날”

연방대법원, 결국 낙태권 보장 판례 뒤집었다

낙태 지지자들이 24일 워싱턴DC 연방대법원 건물 앞에서 낙태권 보장 판례를 뒤집은 대법원 결정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호쿨 주지사 “뉴욕은 낙태 권리 합법적 보장할 것”

연방대법원이 낙태를 합법화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결국 뒤집었다. 낙태 금지나 제한의 길이 열리게 되면서 미국 사회 전반에 일고 있는 갈등과 논란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대법원은 낙태권을 보장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을 공식적으로 뒤집는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은 찬성 6, 반대 3으로 “헌법은 낙태에 대한 권리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기존 판례는 기각돼야 한다”며 “낙태를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은 국민과 그들이 선출한 대표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결정했다.


그간 ‘로 대 웨이드’ 판례에 따라 24주가 안된 태아에 한해 낙태권이 보장돼왔는데 이날 대법원 결정에 따라 한법적 보호 근거가 뒤집히면서 앞으로는 각 주에서 낙태 허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전체 50개 주 가운데 절반 이상이 낙태를 금지하거나 극도로 제한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과 뉴저지 등 28개 주는 낙태 권리를 보호하는 주법이 존재한다. 그러나 나머지 주에서는 이미 낙태를 금지 또는 제한하는 주법이 존재하거나 입법을 준비 중이다.

이번 대법원 결정은 미국 사회 전반에 일고 있는 이념 갈등을 한층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 대법관 9명 가운데 보수 성향 대법관 6명이 낙태권 보장 판례를 뒤집는 결정에 찬성했는데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의해 보수 성향 대법관들이 잇따라 지명되면서 대법원의 균형추가 기운 것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도날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판결은 헌법에 따른 것”이라고 환영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긴급 연설을 통해 “대법원이 미국을 후퇴시켰다. 슬픈 날”이라며 “여성의 건강과 생명이 위험에 처하게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캐시 호쿨 뉴욕주지사는 “낙태는 인간의 권리다. 대법원은 미국인 수백만명의 인권을 후퇴시켰다”며 “뉴욕은 낙태 권리를 합법적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법원 판결을 비판하는 집회도 워싱턴DC와 뉴욕·뉴저지 등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낙태권에 대한 논란 가열은 오는 11월 8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낙태권을 명시한 연방법 제정 공약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여겨지며 반면 공화당은 물가 상승 등 경제 문제를 부각시키는 동시에 낙태권과 관련한 민주당의 급진적 입장을 비판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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