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문의 칼럼] 폐부종에 관하여

2022-05-19 (목) 12:00:00 이영직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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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부종은 폐에 물이차는 병을 말한다. 폐에 물이 차게되면 호흡기 말단에 위치한 허파꽈리에서 혈액으로 산소공급을 못하기 때문에 혈중산소 농도가 떨어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호흡곤란 증상을 느끼게 된다. 폐부종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원인을 빨리 파악해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50대 후반의 남성인 남모씨는 갑작스런 호흡곤란으로 인근병원의 응급실을 찾았다. 평소에 당뇨와 고혈압을 10년이상 앓고 있었고 바쁜 일과를 핑계로 약물치료나 식사조절을 게을리 하고 있었다. 얼마전에는 의사로 부터 심장이 약하기 때문에 혈압과 당뇨를 잘 조절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날도 직장동료들과 일과후에 회식을 했고 좋아하는 술과 고기를 많이 먹고 집에 들어왔다. 잠을 청했지만 점점 숨이 가빠오는 것을 느꼈고 숨이 차서 똑바로 누워있을 수가 없어서 급히 응급차를 불렀다.

검진상 남씨의 혈압은 170/100 mmHg로 매우 높았고 가슴사진과 혈액검사 등을 종합해본 결과 남씨는심부전으로 인한 폐부종으로 진단을 받았다. 입원후에 실시한 정밀 심장검사상 심장마비는 없었지만 심장근육이 약화되어 있었다. 남씨는 이뇨제 주사를 맞았고 혈압조절을 한후에는 숨이 찬 증상이 없어졌다.


남씨는 경우는 평소에 심장이 약한 상태에서 지나친 과식과 고혈압이 심장에 무리를 주면서 폐부종이 생긴것으로 설명된다. 과식은 다량의 소금을 섭취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혈액량이 증가하면서 심장에 무리를 주게된다. 미국에서는 주로 추수 감사절과 같은 명절기간에 오랫만에 만난 가족들과 함께 과식을 한후에 병원 응급실 신세를 지는 것을 많이 보게된다.

심장질환 이외에 폐에 물이차는 경우는 신장투석 환자와 같이 우리몸의 노폐물을 제대로 배출해내지 못할때도 폐부종이 생길 수 있고 급성 뇌손상이나 뇌출혈과 같이 갑자기 중추신경계가 손상을 받는 경우에 발생하는 신경성 폐부종도 있다. 그외에도 코케인이나 몰핀, 필로폰과 같은 마약류를 다량 복용할때도 폐에 물이 찰 수 있고 갑자기 고지대에 올라가면서 발생하는 고산병도 폐부종을 유발한다.

폐부종의 대표적인 증상은 그 정도에 따라 다른데 심한 경우에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숨이차고 똑바로 누워있으면 숨이차서 잠을 잘때 소파에 앉아있거나 창문을 열고 바깥바람을 쐬곤한다. 폐부종이 오래가면 다리가 붓게되는 하지부종을 동반하게 된다.

폐부종은 원인에 따라 치료가 다르다. 하지만 일반적인 치료로는 이뇨제를 쓰게 되는데 이뇨제를 쓰면 쉽게 숨찬 증상이 좋아지게 된다. 일단 증상이 좋아지면 폐부종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서 그에 따른 치료를 해야한다. 심부전증으로 인해서 폐부종이 왔다면 심장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약물치료를 하고 심부전의 원인이 되는 만성 고혈압이나 당뇨조절, 고지혈증을 적절히 조절하도록 한다. 또 저염식과 야채과일 위주의 식사도 심부전 치료의 한 방법이다. 만성 투석환자에서의 폐부종은 이뇨제만 가지고 치료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응급으로 투석을 실시해야 하고 자주 폐부종이 재발하면 전문의와 상의를 해야한다.

이영직 내과

(213-383-9388)

<이영직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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