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 및 공공시설을 상대로 한 장애인 공익 소송이 증가해 지난해 사상 최다를 기록한 가운데 한인 업주 및 업소들을 상대로 제기된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SF 글렌팍 바트역 인근에서 리커어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이씨는 최근 장애인 공익소송을 당했다. 이씨는 “1달전 쯤 휠체어를 탄 백인 남성이 들어와 물건을 살 생각도 않고 가게 사진을 여러장 찍더니 과자 한 봉지를 사서 나갔다”며 남성이 몸이 불편해보이는 듯 하여 필요한 것이 없느냐 물었는데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고 말했다. 아무런 문제가 없겠거니 했지만 약 2주전인 지난 17일 갑작스레 장애인 공익 소송 편지가 날아왔다며, 복도 한 켠이 수리로 인해 물건들로 막혀있긴 했으나 매우 황당했다고 말했다.

소송장에는 그의 가게가 ADA 표준에 부합하는 출입문 손잡이를 제공하지 않았고, 가게 내부의 통로가 기준치보다 좁아 장애인이 드나들기 힘들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있었다. 이씨는 현재 통로 너비와 문 손잡이 등을 수리중이라면서 소송으로 가면 돈이 더 들어가니 합의를 할 생각이며 합의금 등 총 1만~1만5천여달러가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사자가 겪은 불편함에 대해서는 이해하지만 이제 막 팬데믹에서 벗어 난 특히 소수인종 운영 가게들을 상대로 이같은 상습적 소송 제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자신도 도 타겟 중 한 명이 된 것이 아닌가 화가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소송장에 피해자로 기재된 이름은 올란도 가르시아였다. 확인 결과 그는 SF와 오클랜드, 버클리 등 베이지역 뿐 아니라 가주 전역을 돌아다니며 연방 법원에 장애인 공익 소송을 700건 이상 제기한 바 있었다. 지난해에 그가 제기한 ADA 소송만 해도 100건이 넘는다고 로컬 매체 ‘알라메다선’은 보도했다.

이씨는 또 "내가 하는 한 업소는 공익소송을 당했는데 변호사를 고용해서 조사를 한 결과 현재 업주가 가게를 인수하기 전인 7년쯤 전 이미 같은 사람이 소송을 제기한 것이 발견되어 같은 소송을 또 제기할 수 없기에 소송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CBS뉴스 역시 가르시아가 2021년 여름 차이나타운 그랜트 애비뉴와 얼빙 스트릿을 따라 있는 업소들에 수차례 ADA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피해를 본 ‘딤섬 코너’ 업주 제인 리 막은 “고객이 될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위반될 건수가 있나 작정하고 확인하러 온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인을 비롯한 소규모 비즈니스를 겨냥한 장애인 공익소송이 급증하고 있다. 로펌 ‘세이파스쇼’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한해동안 전국 연방법원에 제기된 ADA 타이틀 3조 상업 및 공공시설에 대한 소송은 총 1만1천452건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전년도 대비 4% 증가, 2013년부터 8년간 320% 증가한 수치다.

한인 업주 또는 업소를 대상으로 한 소송도 많았는데, 지난해 캘리포니아에서 제기된 ADA 소송 중 피고가 한인 또는 한인 업체인 경우가 100건 이상으로 집계됐다. 매년 증가해오던 ADA 장애인법 타이틀 3조 소송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난 2020년 증가세가 잠시 주춤했다가 지난해 다시 되살아났다.

정에스라 변호사는 미리 변호사 등의 조언을 받아 ADA관련 규정을 확인하고 대처하는 것이 좋다며, 소송을 당했을 경우에는 급히 합의금을 지불하기 전에 비즈니스 보험회사나 개인 변호사를 통해 소송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싸울 것인지 합의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ADA 위반사항을 고칠 수 있으면 소송 중에라도 고치는 것이 좋으며, 고치기 전과 후의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 증거로 남겨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에는 웹사이트를 겨냥한 장애인 공익소송이 증가해 자체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한인 등 업체들은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이파스쇼’에 따르면 지난해동안 전국 연방법원에 제기된 ADA 타이틀 3조 소송 중 웹사이트 접근성을 이유로 한 소송(주로 시각장애인)은 2천895건으로 전년도 2천523건보다 연간 14% 증가했다. <본보 26일자 A2면 보도 참조>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