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문의 칼럼] 내장지방에 대하여

2022-03-31 (목) 12:00:00 이영직 내과 전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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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살고 있는 아시아계 이민자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은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고혈압등 대사 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백인들에 비해서 높다는 것이다.

이는 하와이에 살고 있는 일본인들이나 미국내의 필리핀 및 한국계, 인도계 이민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이유는 미국에 이민온 후에도 쌀과 같은 탄수화물 섭취에서 생기는 고 칼로리를 규칙적인 운동으로 대사해 내지 못하는 데서 생기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과거와 같은 농경 사회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탄수화물에서 나오는 높은 열량이 필요했을 것이고 따라서 흰쌀은 배고프지 않고 고된 하루일을 마무리 할 수 있는 매우 이상적인 음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농사짓는 사회가 이제 산업사회로 바뀌고 미국과 같이 자동차 문화가 발달된 사회에서 여전히 과거 한국에서와 같은 식단을 고수한다면 건강에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최근에 나오는 많은 연구들을 보면 아시안계 미국인이 대사 증후군의 위험이 높은 이유는 복부비만 때문이고 지방 축적의 분포가 백인들과 다르며 아시안계의 복부지방은 백인들의 그것에 비해서 당뇨나 고지혈증등 성인병을 유발하는 물질을 많이 분비한다는 것이다.

복부에 축적된 비만조직은 크게 피하지방(subcutaneous fat) 조직과 내장지방 (visceral fat) 조직으로 나뉜다.

피하지방이란 우리가 실제로 만질 수 있는 뱃살인 반면에 내장지방은 복강내의 장간막등에 분포되어 있으므로 만질 수 없고 CT, MRI 와 같은 특수 촬영을 통해서 그 정도를 측정할 수 있다.

복부지방중 내장지방이 과다 축적되면 혈당의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물질(총칭해서 adipocytokine 이라고 부름)을 분비해서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실제로 만질 수 있는 피하지방의 과다한 축적은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여진다.

인종별로 보면 우리 한국인과 같은 아시안 계에서는 선천적으로 내장지방의 비율이 백인이나 흑인보다 높다.

다시 말하면 한국인들은 선천적으로 내장지방이 많아서 당뇨나 고혈압등의 성인병의 노출에 취약하다고 볼수있다.


이는 미국에 이민온 후 아시안계에서 왜 당뇨병이나 성인병의 빈도가 급증하는지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미국에서 사는 한국인들이 당뇨병이나 만성 성인병에 걸리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흰쌀 위주의 음식 습관에서 탈피하고 운동을 통해서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영직 내과

(213-383-9388)

<이영직 내과 전문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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