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스콧틀랜드의 오래된 언어로 치다(Gouft)라는 말에서 유래했다. 북쪽 해안에는 링크스(Links)라고 하는 기복이 많은 초원이 있었고, 이 초원에서 목동들은 양들이 풀을 뜯는 동안 삼삼오오 모여 막대기로 작은 돌을 쳐서 동물들이 파놓은 구멍에다 넣는 놀이를 했던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잔디와 잡목들이 우거진 아름다운 작은 언덕들로 된 지형들이 골프코스를 만들기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에는 야생 토끼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었다. 적당히 잔디를 깎아먹어 평탄하게 된 곳을 그린(Green)이라고 했으며, 양떼들이 밟아 대체로 평평해진 넓은 길을 페어웨이(Fair way)라고 불렀다. 원래 페어웨이라는 말은 항해용어로 ‘바다의 안전한 길’ 즉, 바위 사이의 안전한 항로라는 뜻이다.
이러한 목동들의 놀이가 서민들의 운동으로 인기를 얻게 되자 차츰 왕족이나 특권층이 즐기는 고급 스포츠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이즈음에는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가 전쟁 중이었는데 대중들이 골프에 빠져 전쟁 훈련을 게을리 한다고 하여 왕실에서는 골프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지만 골프를 즐기는 대중의 열기를 막지는 못했다. 또한 1567년 스코틀랜드의 메리 여왕은 남편 찰리경이 사망하자 ‘시튼 하우스’에서 골프를 즐겨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골프는 다른 스포츠들과는 달리 기원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스코틀랜드라고 하는 것이 정설이다. 로마의 시저 시대 ‘파카니아 성’을 정복한 병사들이 야영지에서 한쪽 끝이 구부러진 막대기로 새털 공을 치며 즐겼던 놀이가 골프의 원조라는 주장도 있고, 네덜란드 지방의 어린이들이 즐겨하던 코르프(Kolf)라는 경기에서 비롯되었다는 설도 있다.
그렇게 시작된 골프가 16세기경 유럽에서 흥행하다가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으로 이주해온 이민자들과 함께 건너와서 오늘날 골프천국이라는 이 땅에서 우리가 즐기는 스포츠가 된 것이다. 미국은 1894년에 USGA(미국골프협회)가 창설되었고, 박세리 선수가 25승을 거둔 후 한국선수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으며, 이후 한국 여자선수들은 LPGA(여자프로골프협회) 별들의 전쟁에서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또한 최경주 선수는 PGA(프로골프협회)에서 8승을 거두어 한국 남자골프의 위상을 전 세계에 떨침으로써 지금은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우리 선수들이 우승컵을 들어올려 코리언임을 자랑스럽게 하고 있다.
미국은 정말 골프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나라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집 근처에 좋은 골프장이 많다. 이웃사촌이란 말이 있는 것처럼 멀리 있는 형제들이나, 얼굴 보기도 힘들만큼 바쁘게 살아가는 자식들보다 매일 아침 만나는 골프친구가 얼마 남지 않은 인생에 더 고맙고 소중한 존재다.
나는 골프를 수십 년 쳤지만 74타(2오버)가 최고 기록이다. 언더(72타 이내)를 쳐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꿈을 이루지 못했다. 골프! 참 내 뜻대로 안 된다. 가끔은 뜻하지 않게 OB가 나고 깊은 러프에 빠져 벌타를 먹기도 한다. 우리 인생도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고통과 시련이 찾아온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골프는 장갑 벗을 때까지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있다. 겨울만 겪어보고 포기하면 봄의 약속도, 여름의 아름다움도, 가을의 결실도 없을 것이다. 골프나 인생, 결국 어떻게 극복하고 맞서 싸우며 이겨내야 하는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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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최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