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베이지역 2월 물가 5.2%↑… 20년만에 최대폭

2022-03-14 (월) 신영주 기자
크게 작게

▶ 식료품·개스값 등 전방위 올라...중고차가격 39.7%, 신차 1.5%↑

▶ 급등세 지속...경기침체 우려도

베이지역 2월 물가 5.2%↑… 20년만에 최대폭

자고 나면 뛰는 개스값으로 가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AAA에 따르면 13일 SF 레귤러 개스값은 갤런당 5.87달러로 일주일 전보다 46센트, 한달 전보다 1.03달러, 1년 전보다 1.92달러가 올랐다. 11일 버클리 한 주유소의 개솔린 최고가격이 6.69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는 가운데 베이지역 물가상승률이 20년만에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연방 노동부는 베이지역 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5.2% 급등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이는 2001년 6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베이지역 레귤러 개솔린값은 1년동안 36% 올랐고, 3월 1일 이후 약 18% 뛰었다. 중고차 가격은 39.7% 급등한 반면 신차 가격은 1.5% 상승에 그쳤다.


베이지역 육류·가금류·생선 및 계란값은 10.7% 뛰었고 시리얼 및 베이커리 제품값은 13.7% 올랐다.

프리몬트 주민인 심상하씨는 “최근 개스가격이 치솟으면서 전기차를 구입했지만 식료품값 인상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면서 “식료품값이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손성원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최악은 아직 오지 않았다”면서 “소비자들이 팬데믹기간 그랬던 것처럼 지출이나 직접 쇼핑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블룸버그의 전국 조사에 따르면 식료품점 유동인구가 1년 전보다 5.6% 감소했다.

산호세에 거주하는 제리 헝씨는 “이전엔 차량 주유에 40달러가 들었지만 지금은 75달러가 든다”면서 “최근 개스값 부담 때문에 자전거와 스쿠터 구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데, 나도 대안책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팬데믹 기간 원격근무로 전환해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베이지역 수십만명의 주민에게 PG&E 요금 인상도 고통을 가중시켰다. 가정에 공급되는 2월 천연개스요금은 전년 동월보다 32.6%, 전기요금은 15.4% 올랐다.

건설업계에서 일하는 조나단 오르티즈(산호세)는 건축자재, 목재, 합판 가격이 모두 급등했다면서 결국 주택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레이딩 이코노믹스 웹사이트에 따르면 목재 가격은 현재 보드피트당 1,343달러로, 2021년 8월 가격의 3배가 넘는다.

한편 미 전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7.9% 급등했다. 이는 지난 1982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지난 1월 세운 40년 만의 최대폭 상승 기록을 한달만에 갈아치웠다.

비콘 이코노믹스의 크리스토퍼 손버그는 “향후 2~3년동안 인플레이션이 계속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금리 인상을 하면 40년 전 인플레이션과 실직 문제가 미국경제를 동시에 강타했을 때처럼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경기가 침체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상태)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영주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